발행자 측면에서는 자금을 추가로 모집할 유인이 줄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낮아지자 매력을 떨어졌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용이슈가 남아있는 기업 위주로 발행수요는 여전하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등에 업고 고금리만 바라보기가 쉽지 않은 현실.
전문가들은 올해 초와 같은 회사채시장의 활황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크게 보면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 회사채 인기 '시들'
회사채 발행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올 2월과 3월 한달동안 8조원 이상 발행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지만 지난달 발행물량은 4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3조 9600억원. 이달 24일 현재 발행물량은 1조9940억원으로 현 수준이라면 지난달보다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채의 발행이 늘었던 이유는 은행권이 보수적 대출행태를 보인 영향이다. 기업들은 은행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자 회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에게도 회사채는 매력적이었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내려오면서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돌입,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하고 방황하던 돈이 고금리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발행자 측면에서도 투자자 측면에서 이런 유인이 줄어든 모습이다. 금융위기가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축적해 두려던 기업들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물론 상반기에 이미 다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7~8%대의 고금리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은 1~2%낮아진 금리가 어쩐지 억울한 느낌이다. 기업의 자금조달이 급하지 않아 협상력이 떨어진 것.
여기에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투자자인 신협과 금고 같은 서민금융기관의 태도가 달라졌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자 관련 대출을 늘리고,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줄였다.
증권사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한마디로 투자측면의 메리트도, 발행측면의 필요도 줄었다"며 "당분간 이런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업자금조달, '은행→회사채'로 진화중
물론, 전체적으로 발행이 줄었지만 회사채 발행에 대한 수요가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건설, 조선, 해운 등 시황 회복이 더딘 업종의 기업들이나 BBB등급 이하의 비우량 회사 들의 수요는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선뜻 이들 기업의 회사채를 사들이는게 쉽지 않다. 회사채 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올 봄에도 BBB등급의 회사채는 찬밥 신세였다. 여기에 구조조정이라는 불확실성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어 투자자들은 소극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또 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으로 미뤄볼때 하반기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가 현재 은행 중심에서 회사채 중심으로 즉, 간접금융시장에서 직접금융시장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라는 관측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윤영환 애널리스트는 "2/4분기 중반부터 회사채가 급감하고 있는데, 그래도 작년보다는 많다"며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 은행에서 회사채로 전환하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분기나 2/4분기초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의 벼락치기 자금조달은 금융위기가 완화되면서 해소됐지만 큰틀에서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윤 애널리스트는 "올초 회사채 발행의 증가는 자금조달 전환과정 초반의 쏠림 현상이었을 뿐이며, 현재는 이 부분이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수는 지났다"며 "도도한 흐름은 지속되는 중으로 월별 1조원 정도의 순발행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발행 규모는 상반기보다 줄겠지만 기업들이 설비투자는 안해도 운전자금관련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윤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발행의 증가는 은행쪽으로 쏠려있었던 자금조달 부분이 균형찾는 것"이라며 "은행 중심의 구조에서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로 시장이 진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