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NH투자증권 등 자회사 합심해 복합상품 추격 나서
-다른 금융그룹 자회사 간 조율 어려워 엄두도 못낼 형편
[뉴스핌=배규민 기자] 복합 상품이 은행권 경쟁력의 척도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이 은행 증권 카드 복합 상품으로 치고 나가자 농협이 뒤따를 채비여서 주목된다.
KB금융은 지난 4월 지주사 출범 후 첫 야심작으로 'KB플러스타 통장'과 'KB플러스타 세이브 카드'를 내놓았고 플러스타 통장의 경우 내놓은 지 석 달 만에 21만좌를 돌파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경쟁 은행 또는 금융그룹 가운데 농협이 가장 발 빠르게 따라 붙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농협 말고는 다른 대형은행이나 은행계 금융그룹에서는 뒤따를 엄두를 내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복합상품 경쟁력의 차별화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 황영기 회장이 밀고 국민은행 KB투자증권 힘 모았더니
실제로 KB금융이 지난 4월에 내놓은 복합 상품인 'KB플러스타 통장'과 'KB플러스타 세이브 카드'의 경우 시장에서의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KB플러스타 통장의 판매실적은 8일 현재 21만185좌에 이르렀다.
이 상품은 통장하나로 은행거래와 증권거래를 동시에 할 수 있는데다 증권매수 증거금에 대해서는 증권매수 주문 업무를 처리한 날부터 매수대금 출금일 전날까지 연 4%의 우대이율을 주는 등의 장점이 있다.
다른 은행 상품, 다른 증권사 판매 상품에서 통합할 수 없었던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덕분에 출시 석 달 만에 3년 동안 30만좌를 헤아렸던 당초 판매목표치의 7할 가까운 실적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고객들이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올 해 처음으로 리테일 영업에 진출해 증권계좌가 32만을 돌파했다”며 “KB플러스타 통장을 통한 계좌 개설이 16만좌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지점을 통해 은행과 증권서비스를 한꺼번에 받기 원하는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며 올해 목표는 무난히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통장 판매과정에서 KB플러스타 세이브 카드 역시 3만장 신규 발급을 이끌어 내며 교차판매 효과도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황영기 회장의 리더십에다 자회사 관련 인력들이 합심한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황 회장은 주간 단위로 상품개발 진척상황을 파악했고 때로는 직접 조율에 나서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 농협 전산 완성박차, 하반기 출시 채비 분주
이에 자극받은 듯 농협 역시 은행·증권·카드·보험을 연계한 복합 상품 개발을 위해 전산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비록 전산 개발에만도 시간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농협측은 박차를 거듭 가해 늦어도 9월 중에는 구체적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 개발이 복합 상품 출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전산개발이 끝나면 구체적인 상품 구성을 거쳐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을 수 있어 상품판매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게 농협의 기대하는 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전산 개발이 만만치 않아 상품을 동시에 출시할지, 나누어서 출시할지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 다른 경쟁자들은 자회사 간 조율 어려워 착수 못해
그러나 다른 금융그룹이나 대형은행의 경우 이같이 여러 권역에 걸친 복합상품을 내놓기가 여의치 않은 속사정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증권사와 은행을 연계한 상품은 이미 흔한 상태이지만, 결합 영역을 다른 비은행 분야까지로 넓히고 서비스 역시 복합화하는 상품을 만들려면 자회사 간 조율이 순탄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KB금융이 내놓은 것과 같은 복합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자회사별 상품개발 인력들로 이루어진 TFT를 구성하기 마련이다.
여러 자회사 인력이 모여 상품 구성과 서비스 내용 등 세부 설계에 정작 들어가 보면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적지 않은 은행권 관계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상품 서비스 혜택에 대한 비용은 서로 회피하려는 반면에 판매에 따른 성과 분배를 놓고서는 보이지 않는 알력을 빚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A시중은행 상품개발 담당자는 "지주사가 리더십을 발휘해 강한 컨트롤을 형성하기 전에는 경쟁력 있는 복합 상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고백했다.
한편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FNA증권거래예금', 'AMA플러스 통장', '하나빅팟통장' 등 이미 있는 복합 상품 이외에 추가로 출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