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 같은 오너 일가의 움직임에 여러 해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 금호 오너 일가의 미묘한 이상기류는 왜일까. 9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의 계열사 지분변동은 대우건설 재매각 등의 현안 등과 맞물려 뜨거운 관심사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재계서열 8위에 올라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작심한 듯 이루어지는 오너 일가의 지분변동은 이런저런 해석을 따라붙게 하고 있다.
창업주 뜻 '형제경영' 유지될까
박삼구 그룹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과 그의 아들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의 움직임이 가장 큰 관심사다.
이들은 기존 보유 중이던 금호산업 지분(6.11%)을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모두 팔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18.20%까지 늘렸다. 부자의 기존 지분율은 10.01%로 형제들간 같은 지분율로 균형을 유지해 왔었다.
때문에 이런 지분율은 그동안 '형제경영'의 금호 오너가문 전통을 깨는 것이어서 이목을 끌고 있다. 고 박인천 창업주의 뜻에 따라 박성용-박정구-박삼구-박찬구 4형제가 지분 공동분배와 형제간 경영권 승계를 이어오던 구도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박삼구 회장과 그의 아들 박세창 상무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최근 11.76%로 높였다. 또 박정구 회장 아들인 박철완 부장도 11.76%로 지분을 늘렸지만 이는 박찬구 회장 부자의 지분율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오너 일가의 이런 지분변동에 금호아시아나그룹 측도 명확히 답을 내놓기가 어려운 모양새다.
지난달 박찬구 회장 부자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대주주의 지분변화를 그룹 차원에서 어떻게 알 수 있겠냐"던 그룹 측은 최근 "대우건설 등의 문제로 금호산업이 지주회사 요건을 잃게될 상황이어서 금호석유화학으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어 그 일환으로 오너들이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일단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단일 지배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단순한 경영권 안정 차원이라면 향후 그룹 지배구조 변화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지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찬구 회장 숨은 뜻 있나?
표면적으로 박찬구 회장 부자의 금호산업 지분 축소는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다. 대우건설 매각으로 대주주인 금호산업(지분율 18.6%)이 손실을 입으며 그룹 지주회사 자격도 박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에 이어 차기 그룹 회장으로 손꼽히는 박찬구 회장이고 보면 발빠른 움직임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하지만 아리송한 부분도 있다. 현재 박삼구 회장이 그룹을 총괄해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박찬구 회장 부자가 위험을 미리 막기 위해 지분변화를 주도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에 대한 책임론 차원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우건설 등을 야심차게 인수하면서 재계서열 5위권 부상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던 만큼 현재의 상황에 대한 책임 부분에 형제간 이견이 있을 수 있지 않겠냐는 해석에서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와 인수 이후에도 '무리한 인수'라는 위험경고가 계속되어 왔다는 점에서 그룹 안팎에서는 이미 박삼구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조차 현재의 금호그룹 위기를 초래한 박삼구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박찬구 회장 부자의 움직임은 아무래도 이런 연장선에서 그룹 총체적인 경영을 염두해 둔 포석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위기의 금호를 살리기 위해서 차기 회장으로 꼽히는 박찬구 회장이 나서 더욱 사정이 악화되기 전에 리스크 해소를 위한 움직임을 하고 있다는 풀이인 셈이다.
박삼구, 박찬구 두 형제 회장의 속시원한 문답풀이가 궁금해지는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