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위험하다고 쳐다보지도 않던 시장에 너무 안이하게 접근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를 곁들였다.
브라질의 증시는 지난 해 10월의 저점에서 75%나 상승했다. 23개 신흥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신흥시장지수는 올 3월 초 저점에서 50%나 올랐다.
이와 관련, 메릴린치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6일까지 한 주간 이머징마켓 펀드로 유입된 투자액은 총 40억달러에 달해 2007년 후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그리고 EPFR글로벌의 집계에 따르면 역대 8번째 최대 규모.
반면 지난 7주 동안 미국 주식펀드에서는 98억달러나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큰 대조를 이뤘다.
WSJ는 최근 신흥시장의 호황을 이끌고 있는 동력은 다름 아닌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제 끝을 보고 있다는 기대감과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상품과 농산품의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란 전망에 있다고 평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수석투자전략가인 로버트 바이센스타인(Robert Weissenstein)은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국들의 성장 속도가 선진국보다 빠를 것이란 기대감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면서, "또한 일부 시장과 국가가 붕괴될 것이란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급격한 변화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엔리케 메이레에스(Henrique Meirelles)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과도한 낙관론은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을 경우 오히려 실망감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브라질은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위기가 끝이 났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발언은 위기 이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할 때 브라질 당국자들이 보인 태도와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현재 브라질 증시는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엔화나 달러화 같은 안전통화들로 몰렸던 투자자들이 다시금 이머징마켓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핌코(PIMCO)의 모하메드 엘-에리안(Mohamed El-Erian)은 “처음 위기에 진입했을 당시 여러 신흥국들의 사정은 선진국들보다 더욱 양호했으며, 이런 점이 지금 더 나은 경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글로벌 상품가격의 반등은 중국 등 주요 신흥국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초기 조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동유럽의 대다수 국가들이 여전히 경기침체로 허우적대고 있는 가운데서도, 러시아 증시만은 에너지와 금속 가격의 반등에 힘입어 45%나 상승한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로 3억 76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ING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국제증시 대표인 우리 란데스만(Uri Landesman)은 “지난주 러시아와 브라질의 주식을 매입했다” 내가 운용하는 펀드의 약 30%가 신흥국 시장에 투자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유나 철강 같은 상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지난 금융위기 당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 국가들이 글로벌 수요의 개선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 기지개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어바흐 그레이슨(Auerbach Grayson)의 전무이사인 조나단 아우어바흐(Jonathan Auerbach)는 “글로벌 경기가 정상화되려면 약 12개월 정도는 더 걸릴 것이며, 당분간 성장을 주도하는 곳은 신흥국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어, “신흥국들은 미국보다 더 낮은 상태에서 경기 반등이 시작됐기 때문에 앞으로 크게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껏 큰 진전을 이뤘지만, 앞으로 더욱 큰 진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