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최근 달러화와 금 가치 동반 상승은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혹은 '안전자산 도피'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달러화와 금 가치의 연동이 일부 전략가나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은행과 경제의 상대적인 격차에 주목하는 이상 당분간 이 같은 연동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올들어 금 선물은 약 5% 상승했으며, 달러화는 주요통화 대비로 8%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해 마지막 3개월 동안 달러화가 3% 오른 반면 금 선물 가격이 4% 하락한 양상과는 정반대.
◆ 평가절하 시도에 대한 동반 헤지
도쿄미쓰비시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08년 말까지 달러화와 금선물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81로 역의 상관관계가 형성됐지만, 2009년 들어서는 그 반대로 전환됐다.
한스 올슨(Hans Olsen) JP모간체이스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수석투자전략가는 달러와 금 가격이 과거와 같은 역의 상관관계로 되돌아 갈 것이라는 기대에 매달리면 곤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원래 달러화 금 사이에 불변의 역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이 과거처럼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 만이 아니라 통화 일반에 대해 역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금은 단순히 달러 약세에 대한 헤지가 아니라 어떤 정부든지 자국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려는 시도에 대한 방어막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앨런 러스킨(Alan Ruskin) RBS그리니치캐피털의 수석글로벌전략가는 "실제로 금 가격은 모든 통화 가치 대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화폐 가치가 종잇장처럼 쓸모없게 되는 것에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요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결국에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다, 일부 주요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까지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달러화와 금 가치는 모두 고점에서 후퇴했다. 금 선물은 한때 트로이온스당 1000달러 선을 넘었다가 최근에는 900달러 선을 시험했다. 달러/유로는 1.26달러 부근에서 1.29달러 선까지 반등했다.
이는 지난 주 미국 증시가 1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위험보유성향이 다소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스템의 안정 조짐은 점차 달러화 금에서 다른 통화나 석유과 같은 자산으로 투자자금을 유입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 "달러, 금 가격 계속 강세 보일 듯"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리처드 번스틴(Richard Bernstein) 수석투자전략가는 거시지표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만큼, 달러화가 계속 유로화 대비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말까지 달러/유로는 1.18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같은 회사의 상품 애널리스트는 금 선물이 올해 평균 온스당 1000달러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1050달러 선까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3년 정도의 기간으로 보자면 최고 온스당 1500달러까지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달러와 금의 동반 강세는 여타 시장에도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금 소비가 가장 많은 터키의 경우 최근에는 재생 금의 공급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터키 리라화 대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귀금속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 매도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번스틴은 "미국 외부의 투자자들은 자국 통화 가치가 계속 절하되고 있기 때문에 절상되는 통화 표시 자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