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은 중국 수출의 시련기이다
◆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경제 '적신호'
올해 1~2월 대외수출금액은 1553.3억 달러(-21.2%)로 2008년 11월, 12월의 수출증가율에 비해서 19.7%p 떨어졌습니다. WTO가입 이후 20%를 상회했던 수출증가율이 지난 해 말부터 -2%로 하락했다가 올해 들어선 -20% 이상 급락했습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경제는 1%p 수출증가율이 떨어질 때마다 2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므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수출증가율이 하락하면 수출자극책을 통해 수출경기가 살리면 되지 않는가? 반문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수출경기 위축은 짧은 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이 같은 보는 근거는 첫째, 세계경제가 지난 수 십 년간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속담에 “둥팡뿌량시팡량(東方不亮西方亮)” 이라는 말처럼 어려운 곳이 있다면 좋은 곳도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 금융위기는 글로벌경제뿐만 아니라, 동유럽과 기타 개발도상국까지 모두 확산되고 있어 더 이상 수출확대가 어렵습니다.
둘째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는 50년 혹은 100년 만에 한 번 찾아오는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미국은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과도한 소비, 차입에 의존한 경제성장을 해왔는데, 미국내 소비를 주도할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더 이상 소비모델에 의한 성장이 어렵게 됐습니다. 미국 소비확대와 세계경제의 버블에 맞춰 생산시설을 늘려 왔던 중국도 수출주도의 성장방식에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제분업구조가 고착된 세계경제환경에서 과거의 황금시기로 되돌아 가는 것은 최소 5~10년 내로는 어려울 것입니다.
◆ 중국은 시급히 내수 성장 동력을 끌어올려야
해외수요가 위축된 만큼 중국의 내수를 부양시켜야만 올해 대학졸업자 610만 명, 작년 미취업 대졸자 100만 명과 고용해고자 3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시킬 수 있습니다. 최소한 사회안정을 위해서도 8% 경제성장은 달성해야만 합니다.
세계경제가 균형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짧게는 3~5년, 길게는 수 십 년이 걸리므로 중국은 내수를 강제적으로라도 끌어올리려 할 것입니다. 중국 경제의 체제적 모순이 내수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정책이 마련돼지 않는다면 내수부양효과는 미미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글로벌 경제위기로 적극적인 수출부양책을 펼친다고 해서 수출증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양회”를 기점으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서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내수 확대로 성장 정책 방향을 180도로 전환시킨 것도 이 때문입니다.
◆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해외기업 사냥
외형적인 수출확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중요하지만, 더 이상 헐값 상품으로는 수출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수출제품을 첨단제품과 전자제품 중심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2008년 중국의 수출에서 첨단제품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9.1%, 전자제품은 57.6%로 선진국 수출구조보다 좋지 않느냐고 반문하시는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요 첨단기술제품은 다국적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전자제품도 외국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입니다.
중국 정부는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서 지금까지 가공무역 중심의 전자제품 수출을 고유 브랜드로 바꾸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지금 국제금융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해외기업을 인수하고, 국제수준의 기술인력과 경영인을 확보시켜 산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10대 산업발전계획인데요, 관련업종만 무려 120여개가 넘는 야심찬 프로젝트랍니다.
과거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바닥국면일 때, 미국경제도 바닥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경제의 불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중국 수출은 단기간 내에 회복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수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하고 과감한 수출정책을 계속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 중국 수입환경은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
반면, 중국의 수입환경은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2월 수입액은 600.5억 달러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선 24.1% 줄었지만, 올해 1월 대비로는 87.1억 달러 늘어났습니다. 춘절연휴에 따른 계절적 영향과 윤달효과 등을 고려할 경우, 2월 수입은 1~2% 증가한 것으로 분석돼, 향후 수입은 빠르게 호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의 수입환경 호전은 수출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기업에도 호재가 될 전망인데, 중국이 수입을 늘릴 것으로 보는 근거는 4가지입니다.
1) 고정자산투자가 1, 2월에 큰 폭으로 증가한 데서 보듯, 전인대가 끝난 뒤에는 본격적인 SOC투자가 시작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물자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입증가율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2) 기업들의 재고조정이 끝나감에 따라 생산을 재개할 시점에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원자재 비축에 적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싼 가격에 원자재 수입이 가능해졌습니다.
3) 최근 국제 이미지 제고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는 중국 정부로선 해외 원자재 수입을 통해서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서 역할을 보여줄 수 있게 됐습니다.
4) 수입확대를 통해서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다면 미국과 다른 선진국의 무역보호주의 장벽을 낮추는데 유리합니다.
2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48.4억 달러로 전월에 비해 87.6%가 줄었습니다. 무역흑자가 계속 줄어들면 미국 등 다른 선진국의 위안화 절상압력이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상마찰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물론 막대한 무역흑자로 인한 시중의 과잉유동성 우려도 해소시키는 처방책도 됩니다.
◆ 조용찬 수석연구원
대신투신운용사 펀드매니저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현, 한화증권 차이나리서치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