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것이 최근 경기침체 상황에서 고스란히 부실로 나타나면서 이익을 갉아먹는 형국이다.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어 CEO의 리더십 발휘가 힘든 여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고 실적 결과 측면서 볼때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선 비판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올 한해 역시 수익성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이같은 위기를 얼마나 빠른 시일내 극복하고 정상화시키는지에 따라 이 회장과 현 경영진들의 경영역량에 대한 면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ROA는 순이익을 자산총계로 나눈 값이다. 갖고 있는 자산에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느냐를 보여준다.
ROA가 0.2%라는 것은 1000원을 굴려서 겨우 2원을 벌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주력자회사인 우리은행은 ROA가 0.1%로 더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과거 외환위기 이후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적자를 냈던 지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우리은행 기준으로 지난 2001년 ROA는 1.06%, 2002년 0.99% 2003년 1.42%, 2004년 1.89%, 2005년 1.24%, 2006년 1.14%로 2002년을 제외하곤 1%대 수준을 유지해왔다.
우리금융의 지난한해 당기순이익은 4540억원에 불과하고 4/4분기엔 무려 6650억원의 분기적자를 냈다. 따라서 수익성지표인 ROA도 덩달아 떨어졌다.
그러나 이를 당연하다고만 볼 것은 아니다. 지난해말 그룹 총자산은 325조원에 달하고 총대출도 197조원에 이르는 대형금융그룹으로선 덩치가 아까운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 외형성장 1등 ROA추락도 1등 성적표
이는 과거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겸 은행장과 그 뒤를 이은 박해춘 우리은행장이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리는 등의 연속적인 성장전략을 펼친데 대한 후유증이기도 하다.
대형은행 혹은 금융지주사들이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3년 이상을 선두권을 차지하기 위해 대출자산을 급격히 늘려온 것이 경기침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KB금융 회장으로 가 있는 당시 황 회장은 2005년 당시 이듬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통합을 앞두고 3위 자리로 밀려날 것 등을 우려해 외형경쟁에 앞장섰다. 이에 기업은행을 비롯한 다른 대형은행들이 맞대응하면서 '대출세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격적 대출경쟁이 벌어졌다.
그 결과 지난 2006년말 우리금융의 총대출은 141조원, 신한지주의 124조원을 큰 폭으로 따돌렸고 이후에도 15%이상의 대출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자산확대경쟁에 합세했던 경쟁사 등과 달리 우리금융의 수익지표인 ROA는 1.1%에서 0.9%로, 그리고 지난해엔 0.2%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황 회장 시절 해외CDO CDS에 투자했던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손실로 이어졌고 지난해 이에 대한 투자로 모두 1조481억원을 손실처리했다.
아울러 조선 및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과 관련한 충당금 3386억원을 포함해 4/4분기중에만 1조580억원을 쌓았다. 지난해에 모두 1조8160억원의 충당금을 새로 쌓았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금융자산은 실물경제를 기반으로 깔고 가는데 과거 자산을 급격히 증가시켰던 것이 실물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부실로 나타나고 대손비용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함께 자산확대 경쟁에 나섰던 경쟁사들보다도 지표가 현격히 악화된 것은 CDO CDS투자와 함께 외형확대에 눈이 멀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혹은 경기민감 업종들에도 과감하게 대출을 해줬기 때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산확대는 금융회사에 꾸준한 먹을꺼리(이익)를 안겨주고 또 이 때문에 자산을 늘리는 것이지만 우리금융은 반대로 자산확대가 부실을 안겨준 셈이다.
◆ 비용절감 생산성증대 수익기반확대 몸부림 효과 언제부터?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은 지난 3년간 대출성장률이 83.4%로 은행 평균의 1.6배에 달하고 건설 및 부동산을 포함한 경기민감업종 중심으로 자산을 급팽창시키는 과정에서 형성된 잠재부실이 점차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난해 실적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같은 대손비용 급증 및 수익악화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예상이다.
그는 "4/4분기 대규모 적자를 감안하면서까지 손실을 반영했지만 위험자산 익스포져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건전성악화 속도가 빨라 수익성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건설 조선 구조조정 관련 익스포져에 대비한 충당금적립률은 15.9%로 추정된다"며 "KB금융 적립률 19.1%와 비교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신규부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은 물론이고 비은행부문에서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어 지난해 취임 당시 이 회장이 강조했던 자회사간 시너지 창출 등은 우리금융 실적으로 봐선 거리가 멀어 보인다.
부실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적극 관리하고 털어내는 것과 함께 자회사를 통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 이익창출력을 확대하는 등의 대안모색은 현 경영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주사 고위관계자는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이자마진 하락 속에서도 이자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고 비이자이익이 뒷받침해주면 내년엔 ROA가 1%대로 다시 진입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위해 "현 경영진들도 건전성관리에 총력을 쏟는 동시에 위기가 끝나면 돈을 벌 수 있는 수익성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며 "만약 당장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우선은 비용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것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지주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관으로 예금보험공사와 MOU(경영이행각서)를 맺고 목표치를 이행해야 한다. 지난 4/4분기 ROA목표치인 0.8%를 맞추지 못해 최근 이종휘 행장과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가 있는 전임 박해춘 행장이 '주의'조치를 받았다. 은행도 '기관주의'를 받았다.
반기별로 MOU를 점검받는 지주사 역시 이번에 이 목표치를 이행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이팔성 회장 등이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은행장 징계 당시 예보 관계자는 "목표치를 미달한 것은 전반적인 경제악화도 있었지만 은행 고유요인이 있었다"며 "CEO로서 포괄적 경영책임을 물어 전현직 행장에 제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