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 정부가 새로운 금융안정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그 대책의 규모나 부실자산 처리 기준이 아직 불투명해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그 동안 가능하면 피하려고 했던 카드인 '국유화' 해법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고, 한주간 금융주가 14%나 급락했다.
무엇보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민관공동 투자기금을 통해 1조 달러까지 부실자산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 속에 이른바 '스트레스테스트(Stress Test)' 요건이 국유화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이 경우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우선주 발행을 통한 추가 자본투입에 나설 계획인데, 금융권이 힘들어지고 주가도 워낙 낮기 때문에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자동적으로 정부 지분이 절반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금융매체 마켓와치(MarketWatch)는 폴 밀러(Paul Miller) FBR(Friedman, Billings, Ramsey) 소속 애널리스트가 미국 재무부의 금융안정대책에 대해 그 방향은 올바르지만 금융권의 자본이나 부실자산 문제를 처리하는 데는 충분치 않다면서 필요시 국유화 해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밀러는 "정부가 보다 과감한 자본투입 및 보증 조치를 취하고, 가장 최약한 금융기관은 규모를 불문하고 국유화하여 부실자산을 분리한 뒤 남은 '우량은행(good bank)'를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 "과감한 조치 필요.. 안 그래도 국유화는 불가피할 것"
제라드 캐시디(Gerard Cassidy) RBC캐피탈마켓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 역시 유사한 접근 방식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규모를 불문하고 규제당국이 개입해서 지급불능에 빠진 금융기관은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중에서 예금 자산은 우량은행에 매각하고 부실자산은 새로운 '정리신탁공사(RTC II)'를 통해 정리"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런 방식은 보통주 주주 가치가 완전히 소멸하게 된다는 점에서 당국이 가능하면 회피해왔다.
캐시디는 과거에는 주주가치가 소멸되고 채권단이 손실을 처리하게 되면 남은 구멍은 납세자의 돈으로 메우게 되는 식이었으나, 지금은 납세자가 보통주를 보유한 주주와 부담을 나눠가지는 식으로 문제가 접근되고 있어 문제라면서 "납세자와 의회는 분명히 주주 가치를 소멸시키지 않는 추가적인 구제에 대해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무부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의 남은 기금 중에서 약 1000억 달러를 우선주 매입 등 금융권 구제를 위해 투입할 방침인데, 이 때문에 원치 않더라도 은행국유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면 금융기관이 발행한 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데, 주가가 워낙 하락했기 때문에 이 경우 정부가 보유하게 되는 지분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는 것. 이 경우 기존 주주가치는 거의 대부분 희석된다.
데이빗 브라운(David Brown) 앨스톤앤버드(Alston & Bird)의 파트너와 로버트 클링글러(Robert Klingler) 브라이언케이브(Bryan Cave)의 변호사는 금융기관들이 얼마나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게 되느냐에 따라, 그리고 해당 금융기관의 주가가 워낙 낮아진 상황이라 정부의 지분 비중이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각각 주장했다.
◆ 씨티. 선트러스트, 피프스서드가 주요 후보
이 같은 현실적인 우려 때문에 이번주 월가의 금융주는 급락했다. 대표적으로 KBW은행지수는 14%나 하락했다.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기관은 총 17곳으로, 이들이 전체 금융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3/4에 달한다.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모간스탠리, 스테이트스트리트, 뱅크오브뉴욕멜론, US뱅코프, 선트러스트뱅스, 캐피털원, PNC파이낸셜, 리전스파이낸셜, BB&T, 피프스서드, 키코프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그리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각각 전통적인 금융기관이 아니었으나, 지난해 연방준비제도의 승인을 통해 은행 혹은 금융지주사로 전환했다.
'스트레스테스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주로 은행의 유형자본과 대손충당금 등 준비금 그리고 부실자산 및 연체율 췌 등을 측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기준에 따를 경우 씨티그룹, 선트러스트 및 피프스서드 등 3곳이 추가 자본투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그리고 US뱅코프는 상대적으로 자본비율이 낮지만 씨티 등과 비교할 때 신용 부실이 적은 것으로, 키코프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본비율이 높고 신용 부실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각각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