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온라인 경제통신사를 지향하는 뉴스핌은 막힌 돈줄을 풀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돈이 돌게하자'는 주제의 캠페인성 신년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돈이 돌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통화 및 재정공급 확대도 필요하지만 시장기능을 살려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부와 시장이 힘을 합쳐야만 정책효과가 빠르고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핌은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이번 신년기획의 제1부에서 '회사채시장을 살리자'에서 1년 가까이 마비상태에 빠져있는 회사채시장을 살릴 것을 제안합니다. 회사채시장이 살아서 기업들이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2부는 '은행 자금중개 氣를 살려라', 3부는 '기업 상생경영으로 위기 넘자'입니다.
뉴스핌이 기획주관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하는 '돈이 돌게하자' 신년기획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기획·주관: 뉴스핌

후원: 금융위원회

[돈이 돌게하자] 1부 "회사채시장을 살리자"
(10) 채안펀드, 구원투수? 현황과 과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꽁꽁 얼어붙은 시장을 살기기 위해 긴급 투입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구원투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AA등급 회사채도 발행하기 쉽지 않던 시장이 A0, A-등급까지 소화하고 있는 데다 금리 격차(스프레드)를 줄었기 때문이다.
또 BBB+등급 회사채까지 묶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사들인데 이어 그 이하 등급의 회사채까지 매수할 계획이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도 숨통을 틔울 수 있게됐다는 얘기다.
반면 '채안펀드 효과'가 계속 확산될 수 있을지, 다시 쇼크가 발생했을 때도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채안펀드는 지난해 12월 채권 수요기반 확충과 기업의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당초 조성된 채안펀드의 규모는 10조원이다. 산업은행이 2조원, 은행권이 6조원, 보험권은 생보업계 1조2000억원, 손보업체 3000억원으로 모두 1조5000억원, 증권사가 500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10조원 중 절반인 5조원은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방식으로 각 금융사에 지원했다.
채안펀드는 현재 1차분 5조원 가운데 1조8000억원의 채권을 사들였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급속히 냉각된 신용물 시장에 신규 매수세력으로 등장, 신용물 스프레드의 축소에 물꼬를 터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더딘 집행·위험회피 원성 샀지만..."
채안펀드는 출범 초기 더딘 집행과 지나친 안전성 위주 운용으로 시장의 원성을 샀다. 지난 1월 중순까지만 해도 채안펀드에서 사들이는 채권의 규모는 고작 6200억원에 불과했다. 이 중 작년에 사들인 채권이 5000억원이었고 새해들어서 1100억원에 그쳤다.
1월 중순까지 3400억원 규모의 프라이어머리 담보부증권(P-CBO)를 사들이기도 했지만 은행채 2000억원, 산금채 500억원 등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가 되는 채권 위주로 사들여 그 설립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채안펀드가 신용물 매수에 이처럼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것은 출자기관이 많은데다 손실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이 운용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안전한 채권만을 찾다보니 펀드 운용이 그만큼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
이달 4일을 기준으로 채안펀드 1차분 5조원 가운데 회사채가 15% 은행채 9%, CBO 8%, 여전채가 6% 각각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63%는 머니마켓펀드(MMF), 콜론 등 단기상품이 대부분으로 구성된 점도 채안펀드의 실효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현재까지의 수익률도 저조하다. 채안펀드 수익률은 지난달 15일 7.94%를 기록한 후 이달 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하강, 지난 3일에는 수익률이 3%대로 반토막났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냉각된 신용물 시장에 인위적인 수요라고 할지라도 신용물을 사줄 수 있는 '돈'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채안펀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AA 등급으로 제한된 회사채에 대한 매수세가 A0, A-까지 확대됐다.
김형호 아이자산운용 본부장은 "채안펀드가 신용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현재 회사채의 경우 사려도 해도 물건이 없을 만큼 이에 대한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채안펀드가 신용물을 매수하는 게 금리인하보다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황태연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그간 한은이 금리를 많이 내리면서 CP 등 단기물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거시 전반의 자금 조달 금리가 감소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리는 것보다는 채안펀드에서 신용물을 사주는 것과 같은 양적완화정책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신용보강 통해 B금 채권도 매입, 3월까지 2조원 이상"
최근에는 신용물 금리가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채안펀드가 조성된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신용물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지난 1월 말 채안펀드에서 9660억원 규모의 회사채(7000억원)와 여전채(2000억원),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담보부기업어음(PF ABCP, 600억원)을 사들인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에는 AA 등급의 우량 채권을 매입하는 데 그쳤지만 1월 말에 매입한 채권은 신용등급이 A-~BBB+로 낮은 신용등급 탓에 시장에서 소화가 더뎠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채권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만큼 신용보증기금이 이들 채권을 편입대상으로 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용 유동화증권(P-CBO)을 발행, 채안펀드가 이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위험을 덜어냈다.
채안펀드는 이달 하순에도 시장에서 소화가 어려운 신용등급 BBB등급 이하 중소기업 회사채, 여전채 등을 신용보강을 거쳐 1조원 정도 더 매수할 계획이다. 3월에도 시장 상황을 봐가며 BB등급이나 아예 등급이 없는 채권에 대한 매입도 계획하고 있다.
채안펀드의 통합운용사인 산은자산운용 김형기 본부장은 "지난달 A-~BBB+등급 위주 채권을 사들인 데 이어 이달 하순에도 등급을 낮춰 BBB급 중심으로 1조원 정도를 매입할 계획"이라며 "다음달에는 BB급이나 등급이 없는 중소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추가로 1조원 정도 더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구조조정 없이 유동성의 힘만으로는 한계"
그러나 문제는 A급으로 비교적 신용등급이 우량한 채권에 한해 매수세가 확대된다는 데 있다. A급 이상의 매수도 결국은 한은의 지속적인 금리인하와 채안펀드 출자 즉, 유동성의 힘에 의해서 이뤄졌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회사채 담당 애널리스트는 "채안펀드에서 회사채 등 신용물을 사들이면 개인이나 타기관들도 이런 분위기를 따라가며 매수해야 하는데 현재는 이렇게 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채안펀드가 회사채 등 신용물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한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역할을 해야지 단기간 좋아지고 말면 다른 이슈에 시장이 또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영한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은 정책적 지원 없이 채안펀드 만으로 신용물 시장이 안정화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채안펀드의 규모 역시 시장을 안정화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윤 연구원은 "신용물 시장은 채안펀드 만으로 안정화될 수 없고 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은 구조적인 대책이 동시에 나와줘야 안정될 수 있다"면서 "구조조정이란 성과없이 돈만 풀어봐야 시장이 랠리한 만큼 향후에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