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온라인 경제통신사를 지향하는 뉴스핌은 막힌 돈줄을 풀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돈이 돌게하자'는 주제의 캠페인성 신년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돈이 돌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통화 및 재정공급 확대도 필요하지만 시장기능을 살려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부와 시장이 힘을 합쳐야만 정책효과가 빠르고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핌은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이번 신년기획의 제1부에서 '회사채시장을 살리자'에서 1년 가까이 마비상태에 빠져있는 회사채시장을 살릴 것을 제안합니다. 회사채시장이 살아서 기업들이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2부는 '은행 자금중개 氣를 살려라', 3부는 '기업 상생경영으로 위기 넘자'입니다.
뉴스핌이 기획주관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하는 '돈이 돌게하자' 신년기획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기획·주관: 뉴스핌

후원: 금융위원회

[돈이 돌게하자] 1부 "회사채시장을 살리자"
(6) 비과세 회사채펀드 유명무실.. 왜?
정부는 지난해 11월 회사채펀드에 대해 5천만원 한도내에서 비과세를 해주고 있다. 기업의 회사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돕겠다는 게 그 목적이다.
비과세 회사채펀드 제도가 도입된지 두달이 됐지만 그 실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모두 7개 자산운용사가 비과세 회사채펀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 21일까지 판매금액은 941억원에 그쳤다.
회사별로는 프루덴셜이 497억원, 한국투신이 360억원, 하나UBS가 33억원, SH투신이 18억원, 산은자산운용이 13억원, KB자산운용이 11억원, 동양투신이 9억원이다.
회사채는 거래단위가 1백억원이고 한 기업이 한번에 보통 1천억원 정도를 발행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판매된 941억원은 말 그대로 ‘껌값’에 불과하다.
◆ 비과세 회사채펀드 ‘왕따’ 이유.. “한도가 너무 적다“
수익의 15.4%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비과세 회사채펀드가 왜 이처럼 팔리지 않는 걸까?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의 답은 한결 같다. “비과세 한도 5천만원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회사채펀드는 주식펀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주식펀드는 돈이 많지 않은 개인들도 많이 들지만 회사채펀드는 돈이 많은 개인들이 주로 가입한다.
돈 많은 큰 손들에게 5천만원의 한도는 한마디로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게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시적으로 비과세한도를 대폭 늘리든지, 아예 한도를 없애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만 비과세 펀드로 돈이 몰릴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 금융위와 재정부 입장은 ‘미온적’
자산운용사의 이런 주장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먼저 금융위원회 홍영만 자본시장정책관은 회사채펀드가 잘 팔리지 않는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금액만 보지 말고 증가속도를 봐달라”는 게 홍 정책관의 주문이다. 11월에 2백억원, 12월에 4백억원, 지금은 9백여억원이니 증가속도가 빠르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채는 거래단위가 1백억원으로 크고, 펀드당 한 기업의 회사채를 10% 이상 편입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팔린 비과세회사채펀드 규모는 그야말로 펀드도 구성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다는 것이다.
금융위와 시장간의 인식의 거리차이가 너무나 크다.
금융위가 이런 인식을 가지고는 비과세 회사채펀드를 만든 취지를 도저히 살릴 수 없다. 금융위의 인식이 이처럼 안이한데 비과세회사채펀드가 잘 팔려 기업들이 회사채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볼 수 있다.
비과세 회사채펀드의 비과세 한도가 왜 5천만원으로 정해졌는지, 한도를 더 늘릴 수 없는지에 대해 기획재정부에 문의했다.
이상율 재정부 소득세제과장은 “비과세 회사채펀드의 비과세한도는 원래 3천만원이었다가 한도가 너무 적다는 얘기가 많아 1억원까지 올렸으나 국회심의 과정에서 5천만원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회사채펀드를 활성화하는데 이 한도가 적을 수도 있지만 과세의 형평성이나 올해 세수부족하고 한번 정해진 법을 고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한도를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위가 재정부 모두 비과세회사채한도를 확대하는 데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 비과세회사채펀드 비과세한도 확대는 조세형평성에 어긋날까?
과연 비과세 회사채펀드의 비과세한도를 없애거나 대폭 확대하는 게 조세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일까?
어떤 금융상품이든 과세를 하지 않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과세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로 인해 얻는 공공의 이익이 세수를 걷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세수부족이나 형평성 상실 등 공공의 손해 보다 커야 한다.
먼저 형평성 부분을 살펴보자.
정부는 지난 2007년 6월1일부터 2009년말까지 한시적으로 해외주식투자에 대해 비과세를 해주고 있다. 한도는 없다. 주식의 양도차익에는 비과세를 하는 데 해외주식투자에도 확대 적용한 것이다. 그 취지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그 취지는 전혀 살리지 못한 실패한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투신사들이 환헤지를 하는 바람에 환율하락을 막지 못했을뿐더러 환율이 급반등세로 돌아서면서 투신사들이 헤지를 풀자 환율을 더욱 올리는 부작용만 나타났다.
해외주식펀드에 대한 비과세는 도입 때부터 M증권사의 ㅂ회장의 로비설이 금융계에 파다했을 정도로 문제가 있었고 그 결과도 참담하다.
전국민적인 해외주식투자펀드 광풍은 국민 대다수에게 ‘쪽박’을 안겨줬다.. 전국민적인 자산가치 하락으로 국부가 상당히 훼손됐지만 여기에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금융상품에 대한 비과세의 예는 또 있다. 10년이상 장기저축성 보험에 대해서는 한도 제한없이 비과세를 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상당히 오래전에 도입됐다. 개발경제 시대에 기업들에게 투자할 돈을 대주기 위해서는 저축이 필요했고 장기저축을 유도한다는 게 그 취지다.
당초에는 3년이상 장기저축성 보험에 비과세를 해줬다가 5년, 10년으로 그 기간이 늘어났다.
보험사들은 이 돈으로 여러 가지 형태로 자산운용을 한다. 여기에는 보험사가 건물 등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꽤 있다. 보험사가 부동산을 사는 장기자금에 대해 비과세를 해주는 셈이 될 수 있다.
◆ 회사채 활성화를 통한 돈맥경화 해소는 가장 "공익에 부합"
앞에서 예로 든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비과세나 10년이상 장기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 보다는 회사채펀드에 대한 비과세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까?
정부와 한국은행은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으로 낮추고 채권시장안정펀드에도 돈을 대는 등 통화를 공격적으로 풀고 있다.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신용보증보험을 통한 보증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돈은 정부의 기대만큼 잘 돌지 않고 있다. 한은이 풀어놓은 돈은 기업으로 흐르지 않고 금융기관에서 맴돌다 다시 한은으로 되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최근 MMF수신만 크게 늘어난 건 이 때문이다. 한은이 은행으로 돈을 풀면 이 돈은 MMF로 몰리고 투신사는 이를 다시 은행에 맡기고 은행은 돈이 남아 한은에 다시 맡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돈이 MMF로만 몰리지 않고 회사채로 가게 하기 위해서는 회사채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회사채시장이 살아나야만 기업들이 회사채나 CP(기업어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회사채펀드로 돈이 흘러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시장을 살리기 위해 회사채펀드에 대해 비과세한도를 확대해주는 건 작금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가장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