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급락에 올 상반기 마진 축소도 우려
-캠코 배당익·지준이자 등 일회성이익 역부족
[뉴스핌=원정희 기자] 다음주부터 은행 및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4/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은행 충당금 적립 규모에 따라 최악의 경우 분기적자를 내는 금융지주사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은행들이 분기 적자를 냈거나 우려를 불러 일으켰던 것은 카드사태 후유증을 앓았던 지난 2003년 4/4분기 이후 처음이다.
실물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건전성 악화 및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대폭 늘어나고 올 상반기 잇따를 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선제적인 충당금도 적립해야 할 판이다. 이 경우 당초 1000억원 밑으로 이익이 예상됐던 금융사들은 적자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4/4분기엔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받는 부실채권정리기금 배당이익이 대형은행의 경우 1000억원 안팎규모로 발생하고 한국은행으로부터 지준금이자도 받게 돼 손실을 일부나마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및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은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및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 규모가 대폭 늘어나 이들 금융사의 지난해 4/4분기 이익도 바닥을 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일부 금융지주사 충당금 따라 분기 적자 가능성도
하이투자증권은 건설 및 조선사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감안하지 않고 분석한 이들 금융사의 실적 예상치는 KB금융의 경우 전 분기보다 10.2% 줄어든 5101억원, 신한지주도 10.3% 줄어든 3562억원으로 분석했다.
우리금융은 전 분기보다 절반이상 줄어든 668억원, 하나금융지주는 545억원, 기업은행 736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20일 발표된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 및 조선사 14곳, 퇴출 대상 기업 2곳 등 구조조정 기업들의 충당금 적립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들 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은 물론이고 올 상반기 2차 구조조정 등을 앞두고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당초 실적예상치가 1000억원 밑이었던 금융지주사들은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내놓고 있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4/4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치도 좋지 않았지만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충당금까지 적립하면 일부는 분기 적자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당금 적립 규모가 워낙 유동적이고 예상하기 어려워 실적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덧붙였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러프하게 추산했다는 점"을 전제로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충당금 등 전체 충당금 적립 규모가 전 분기보다 두배 정도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의 경우 충당금 적립 규모는 6400억원, 신한지주 5100억원, 우리금융 7900억원, 하나금융 4700억원, 외환은행 2800억원, 기업은행 3800억원으로 예상했다.
금융감독원은 건설 조선사에 대한 1차 구조조정에 따라 은행들이 추가로 쌓을 충당금 적립금액을 1조7800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의 경우 자산을 '요주의'여신에서 '회수의문'까지로 분류해 충당금을 쌓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는 이 가운데서도 담보가 있으면 '고정'여신으로 분류, 충당금을 20% 정도 쌓는다. 담보가 없으면 '추정손실(50%)', 최악의 경우 '회수의문'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100% 쌓기도 한다.
그러나 은행들이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자산분류를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또 다음달부터 본격화하는 건설 및 조선사에 대한 2차 구조조정, 그리고 1차 구조조정에 따라 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사들이라도 시행사의 자금력이나 분양률 등을 감안해 PF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올 상반기엔 이외의 업종인 해운 자동차 등에서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감안해 은행들이 4/4분기에 추가로 충당금을 쌓고 넘어갈 수도 있어 각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규모의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란 예상이다.
게다가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경우 추가로 CDO·CDS 손실에 대한 감액손 및 충당금적립이 예상되고 하나은행 역시 태산엘시디에 대해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할 가능성이 높다.
성 애널리스트는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3/4분기에 태산엘시디에 대한 충당금을 50% 쌓았는데 이번엔 비율을 80%까지 더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추가 적립분은 1700~2000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그나마 일회성 이익 있다
충당금 적립 규모에 따라 일부 은행의 분기 적자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그나마 오랜만에 단비내리듯 일회성요인이 있어 손실폭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경우 비자마스터카드 및 ING생명 지분매각 이익이 가각 730억원, 1800억원으로 합쳐서 2530억원을 안겨준다. 여기다 부실채권정리기금 배당이익이 550억원, 한은 지준금이자 920억원도 들어온다.
부실채권정리기금 배당이익의 경우 신한지주 1000억원, 우리금융 1050억원, 하나금융 1180억원, 기업은행 400억원 수준이다.
한은 지준이자는 신한 700억원, 우리 850억원 하나 460억원 기업 260억원이다.
◆ CD금리 급락+자본확충 비용 상승에 1/4분기 NIM하락 본격화 큰 우환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비용이 지난해 4/4분기에 최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과 올 1/4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지만 공통된 것은 올 상반기 은행의 마진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4/4분기 자본확충을 위해 7~8%의 고정금리로 후순위채 및 하이브리드채권 등을 발행하면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 조달비용이 은행 순이자마진(NIM)에 미치는 영향은 약 3~14bp수준으로 한 애널리스트는 추정했다.
게다가 지난 12월 중순 이후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CD금리가 급락하면서 올 상반기 마진하락은 불가피해졌다.
이런 마진 하락 요인이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금리 하락은 가계나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앞으로 연체율 상승폭을 줄여줄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실물경기가 회복되면서 중소기업들의 매출이 원상복구돼야만 연체율 등의 자산건전성이 근본적으로 안정국면에 접어 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은행들은 이익구조 다변화 등 안정화 기반을 채 다지기도 전에 경기악화의 직격탄을 맞아 오히려 급속히 후퇴하는 등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도 확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