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렸기 때문에 더이상 금리정책에서는 추가 운용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새로운 양적 완화 혹은 유동성 공급 등 '비전통적인 수단'을 통한 금융시장 및 주택시장 안정 대책이 나올 것인지 주목된다. 이 곳은 그야말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영역이다.
시장에서는 '장기 재무증권 매입 여부'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그 유효성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오후 FOMC는 이틀 간에 걸친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했다. 기준금리가 이미 0~0.25%포인트까지 낮춰진 상태여서 이번 회의에서도 연준은 금융시장 안정과 나아가 주택시장 부양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 위해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그 동안 금융시장에 막대한 달러화를 찍어냈다. 대차대조표 규모가 순식간에 두배 이상 증가해 2조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전례없는 영역'으로 진입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과연 장기적인 정책 운용의 이해와 단기적인 안정 대책 창출 사이에 균형을 이루고 또 그 조건을 제대로 만들어 나갈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정부 지원 하에 신용시장 지원 범위 확대할 듯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행정부의 위험자산에 대한 보증 여부가 연준이 앞으로도 계속 새롭고 과감한 프로그램 제출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전제 하에 연준은 신용카드, 자동차, 학생 및 중소기업 대출시장에 대한 지원대책과 함께 상업용모기지담보증권과 지방정부의 공공채을 담보로 한 자금지원 대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이미 계획한 모기지담보증권 및 패니메이 등 정부보증 모기지기관이 발행한 채권을 매입하는 대책에 대해서도 한단계 더 나아간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장기 재무증권 매입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 가능성만 열어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고 또한 장기적인 기대인플레이션 조절을 위해 보다 명시적인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의회의 반대만 아니라면 이 제도가 두달 내에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계속해서 완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믿음을 시장에 줘야 할 것이라면서, 금리 정책이 아닌 별도의 대책을 통해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일본처럼 대차대조표의 자산부채 항목 중에서 부채인 당좌예금 유지 목표치를 관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에 자산 측면에서 완화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이게 위험자산 보유를 불가피하게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버냉키 의장은 이 대책이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차입자와 신용시장 투자자에 대한 지원 그리고 장기증권 매입 등의 세 가지 유형으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미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이나 유동성 공급은 단기 자금시장 여건의 완화로 인해 그 효과가 한계에 도달했다.
기업어음(CP) 등을 담보로 한 차주 내지 투자자들에 대한 지원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지만, 아직 증권화 시장으로 그 범위가 확대될 소지는 크다. 장기증권 매입은 생각보다 소규모의 매입 규모로도 금리가 크게 하향 안정화되는 등 가장 높은 효과를 보고 있는데, 이 역시 범위와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시장이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엇보다 소비자와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줄임으로써 실질적인 혜택이 금융기관에서 경제주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좀 더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장기 재무증권 매입 여부, 의견 분분
장기 재무증권을 매입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유동적인 시장이라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지적과 반대로 앞으로 정부가 막대한 규모의 발행에 나서면 평소보다 유동성이 떨어지게 되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쪽으로 견해가 나뉜다.
당분간 시장의 여건이 어떤 식으로 변할 것에 따라 대책 도입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핌코(PIMCO)의 연준 관측 전문가인 폴 맥컬리(Paul McCulley)는 연준이 모기지증권과 정부보증기관채를 더 매입해 장기 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 재무증권을 매입하는 것보다 좋을 것이란 의견을 제출했다.
연준은 이미 이번달부터 50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증권을 매입하기 시작했으며, 장기 재무증권 매입이 지니는 효과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빌 그로스(Bill Gross) 핌코의 투자전략가는 "재무증권이 이미 거품 영역에 들어섰다"고 우려한 가운데, 윌리엄 풀(William Poole)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이자 현 카도연구소 시니어펠로우도 이번 FOMC가 재무증권 시장에 변동성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맥컬리는 연준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좀 더 명백한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 도입 여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기관 구제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국유화 방식보다는 부실한 것과 양호한 것을 분리해내는 방식을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 연준, 주택차압 억제 대책 도입
한편 이날 미국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이번에 FOMC가 연방구제법에 근거해 특정 모기지대출 상환조건을 변경하는 식으로 주택차압을 억제하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하원 재정서비스위원장인 민주당 바니 프랭크(Barney Frank) 의원에게 보내는 답신에서 "연방준비은행이 보유하거나 소유 혹은 관리하는 주택모기지자산에서 차압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 이 정책의 목표"라고 밝혔다.
연준은 먼저 베어스턴스(Baer Stearns)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에 대한 구제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보유하게된 부실 모기지대출 자산에 대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연준에게서 대출을 받을 때 담보로 내놓은 모기지의 경우 은행이 해당 대출에 대해 부실 처리하지 않는 이상 연준이 상환 조건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