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공식적으로 신용등급을 받는 회사에 피치가 포함되지 않는 데다 과거 피치가 신용등급을 올렸을 때도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비중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피치는 지난 14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장기외화표시 발행자 등급(Issuer Default Ratings)을 기존 BBB-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단기 등급도 F3에서 B로 내렸으며, 등급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15일 시장에서 5~6% 대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과 회사측에서는 부정적인 뉴스에 과잉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이 현대차와 기아차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피치는 앞서 지난해 4/4분기부터 르노를 시작으로 도요타, GM, 폭스바겐 등 자동차업체 대부분에 대해 신용등급을 낮추고 있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피치가 현대기아차와 혼다자동차의 등급만을 내리지 않았는데 지난 9일 혼다를 내렸고, 마지막으로 현대기아차를 내린 것"이라며 "이는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 것이지 현대기아차를 특정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신용등급으로 하락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에서 차입해야할 경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연오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자금 사정이 애써 해외채권을 발행해야할 정도가 아니다"라며 "최근 미국 앨러배마에서 발행한 채권도 원할하게 소화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피치는 현대차가 해외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받는 평가사가 아니다"라며 "무디스와 S&P에서는 아직 등급 변동이 없어 바뀐 게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하락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이 또한 기우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강상민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7년 피치가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했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5년째 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펀드 가운데 피치의 신용등급을 투자 기준으로 여기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각각 '중립'과 '매도"로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피치의 등급하향은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자금조달에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으며, 향후 경기하강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다른 신평사들도 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