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계카드 경쟁력 약화 틈타 내년엔 선두권도약"
- 브랜딩, 인프라·신상품 개발확대 성장동력원 '탄탄'
[뉴스핌=한기진 기자]카드산업이 급격한 영업위축에 빠진다.
할부는 50%나 추락하고, 카드론은 30%, 리볼빙은 15%나 감소하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그 결과 수익은 줄고, 차환이나 신규차입이 전면 중단돼 이전에 조달한 돈을 갚는 건 사실상 벅찬 상황에 카드사들은 처한다.
카드사들마다 “최악의 상황에서 진짜 실력으로 버틴다”며 비상이 걸린다.
시장은 “사용할 수 있는 회사재원으로 만기도래 금액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가”를 평가하기 시작한다.
전업계 카드사의 차입금순상환커버리지(차입금을 순상환할 수 있는 기간)가 A사는 9.4개월, B사는 11.3개월, C사는 14.2개월이 걸렸고 현대카드가 가장 긴 15.7개월이 걸린다.
이 같은 건 실제상황이 아니다. 한신정평가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내놓은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 모두 1년 전후로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한신정평가는 “최소한의 시장기반 및 프랜차이즈 가치를 유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극단적인 가정”이라면서 “순상환커버리지가 1년 정도면 위기에 모두 안전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전업계 카드사들이 충분한 유동성과 위기에도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갖춘 가운데 현대카드가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는 것이다.
현대카드캐피탈이 세계적인 기업인 GE의 리스크관리 노하우까지 전수받으며 쌓아왔던 관리능력이 금융위기속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내년 사업계획도 대다수의 금융회사들이 축소를 최우선으로 걸었지만, 현대카드는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로 보고, 확대하기로 했을 정도다.

◆ 위기 직후 환골탈태 착수, 브랜딩 인프라 투자 본격화
아직 내년 사업계획을 마무리하지 않았지만 현대카드 관계자는 “적어도 예산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제해야 할 것도 있지만 IT 인프라, 브랜딩, 상품개발 투자금액은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축소지향의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위기를 더 기회로 보고, 위기 이후에 도약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보스턴건설팅그룹은 최근 전문경영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절반도 안되는 응답자가 기본비용 절감외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위험한 것”이라며 “경기침체는 기회로 봐야 한다”고 했다.
불황 연구로 유명한 미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존 켈치(John Quelch) 교수도 최근 니켓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불황을 이기려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찾아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황 극복 5대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 △주력 사업으로 승부할 것 △고객과의 대화를 늘려 수요처 확보 △가족에 초점을 둔 마케팅 △원점에서 제품군을 재점검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 DTI 최초 도입, GE 노하우 전수 등 리스크관리 자신감
‘글로벌 금융기업 GE와 제휴하며 전수받은 리스크관리 노하우, 총부채상환비율(DTI) 최초 도입, 최저수준의 연체율….’
현대카드캐피탈이 내년에도 적극적인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2005년 GE와 제휴로 파란눈의 외국인들이 리스크관리의 주요 자리를 차지했다. 선진금융노하우를 직접 직원들과 부딪치며 배우기 위해서다. GE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다보니 영업확대를 놓고 논란도 있었지만, 최근 금융위기에는 가장 빛을 발하는 게 됐다.
현대카드의 지난 9월말 현재 연체율(1개월 이상, 대환대출 포함, 금감원 발표기준)은 0.54%로 삼성카드 5.06%, 신한카드 3.25%, 롯데카드 1.76%보다 낮다.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최초로 도입(2006년)한 것도 은행이 아닌, 현대캐피탈이다.

◆ “은행계 약해진다...선두권 치고 나갈 천금의 기회”
지금의 금융위기는 현대카드가 선두로 치고 나갈 기회라는 게 회사안팎의 분석이다.
지난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유동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지금과 같은 신용경색에 대한 내성이 강한데다, 주요 경쟁자인 은행계 카드사가 경쟁력에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경쟁자인 은행계 카드사들이 부동산 PF, 키코 등 파생상품 관련 기업의 부실화 등 잠재적인 부실을 떠안고 있어 향후 은행들의 유동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향후 기업여신에 대한 부실정리 과정에서 대규모 증자, 이에 따른 M&A 등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발주자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카드부문 실적 하락을 겪으며 마케팅 능력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까지 높아 은행계 카드사들이 보수적 영업으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현대카드가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자금여건을 유지해간다면 시장 지배력을 단기간내에 빠르게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도 “카드회사는 마케팅회사로 브랜드를 강화해야 하고, 지속적인 신상품개발과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내년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도 위기 이후에는 기회가 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