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전망 발표 후 시장의 반응 듣는 것 당연
[뉴스핌=김혜수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9일로 예정돼 있던 내년도 경제전망 발표를 금융통화위원회 하루 뒤인 12일로 연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은 '2009년 경제성장'의 발표시점을 종전의 9일에서 12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금통위 전에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발표되면 금통위의 금리정책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제성장률이 낮게 나온 상황에서 금통위가 금리인하폭을 0.25%포인트로 결정할 경우, 시장의 실망이 커질 것을 우려해서가 아니냐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12월 금통위 이전에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발표하던 것은 매해 반복된 일이었던 만큼 올해부터 그것도 갑자기 경제전망 공표방법을 변경하는 것은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시장은 이번주에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 만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정도만 내릴 경우 시장의 실망감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도 이런 상황을 우려해 경제성장률 발표를 금통위 하루로 미뤄 시장의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양진모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금통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이는 금리정책결정에 어떤 식으로든 반영될 테니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계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대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모간스탠리, UBS, 스탠다드차타드, 바클레이스, 메릴린치 등 7개 주요 투자은행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2%이다.
구체적으로보면 JP모건과 메릴린치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5%로 잡았고 골드만삭스는 3.1%, 모건스탠리는 2.7%로 각각 전망했다. 반면 UBS의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3.0%로 제시했다.
뉴스핌이 경제전문가 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외국계기관보다는 다소 높은 2.19%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제성장률이 1%대로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그동안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증가율이 7년여만에 마이너스 18%대로 추락한 데다 내수 역시 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이에 따라 한은의 부담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예상보다 낮은 경제전망치가 금통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통위의 금리인하폭이 시장의 예상수준보다 실망스러울 경우, 그리고 이어진 경제전망치가 시장의 예상보다 낮을 경우, 한은이 이미 확보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고 시장의 요구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 한은이 경제전망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파악, 이를 통화정책 결정시 반영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는 불만섞인 의견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한은의 이 같은 결정이 되레 통화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낮게 나왔다면 이를 공개하고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듣는 게 우선 아니겠냐"면서 "이 수치를 금통위는 다 알고 있으면서 시장의 반응을 차단하고 금통위 결정에 순응하라는 것은 뻔히 다 보이는 금통위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