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시장의 관측에 대해 중국 당국자는 정상적인 통화가치 하락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나섰지만, 사실상 유연해진 환율 시스템을 통해 일시 '평가절하'가 아닌 잠정적인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4일 중국 위앤화는 상하이 장외 현물 시장에서 1달러당 6.8817위앤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개장 직후 전날과 마찬가지로 6.8845위앤까지 오르는 등 가격 제한 폭으로 접근했다.
런민은행(PBOC)이 지난 1일 위앤화 기준 환율을 6.8505위앤으로 대폭 상향 고시한 이후 장외 현물환율은 곧바로 6.8830위앤까지 급등했다. 2일에는 기준환율 6.8527위앤에 장외 환율이 장중 6.8870위앤까지 올랐고, 3일과 4일에는 각각 6.8502위앤으로 기준환율이 하락했지만 장외 환율은 6.8845위앤까지 급등했다.
장외환율 마감가로 보면 1일 6.8785위앤에 거래된 데 이어 2일 6.8870위앤, 3일 6.8830위앤, 그리고 이날 6.8817위앤을 종가로 기록했다. 일단 6.88위앤 선에서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기준환율이 더이상 크게 올라서지 않았지만 장외시장에서는 환율 상승 제한 폭까지 일시 급등하는 양상이 나흘째 반복되자, 시장 참가자들은 사실상 중국 당국이 통화가치 평가절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최근 위앤화 환율 변동성은 매우 정상적인 것이며, 이는 위앤화 가치하락이 아니라 달러화 강세라고 불러야 맞다"고 말했다.
중국이 위앤화 가치 하락을 통해 수출 경기를 부양하려는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이번주 위앤화 가치 하락이 1%도 안 되는데 무슨 수출업체 이익이 있겠냐면서 "환율에 의존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때는 위앤화가 상대적인 변화가 없이 거의 '페그'되는 모습이었다가 최근 갑작스럽게 달러화 대비로 약세가 전개된 것은 의구심을 주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스티븐 젠(Stephen L. Jen) 모간스탠리 수석외환전략가는 "중국 당국이 위앤화를 약 5%~10% 정도 완만하고 일시적인 '가치하락(Depreciation)'를 용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쪽으로 견해를 바꿨다"면서, "중국 경제 현실이 처한 위험이 현재와 같은 환율 수준을 유지하게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97년 페그제를 유지할 때는 큰 폭의 '평가절하' 요구에 직면했지만, 지금은 중국이 좀 더 유연한 환율제도를 채택한 이상 자금 흐름과 경제 펀더멘털에 따라 통화가치가 일시적으로 등락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는 점에서 과거와 현재의 상황 비교는 유효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평가절하(devaluation)'가 아니라 '통화 가치하락(depriciation)'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젠은 "중국이 좀 더 유연한 환율 제도를 도입한 이상, 이 같은 통화가치 하락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추세를 확고히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05년 7월 페그제로부터 관리변동환율제도로 이행했다. 처음에는 일일 등락 제한폭을 상하 0.3%로 제한했으나 지금은 그 폭을 각각 0.5%로 확대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