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석가린 후 신용보강이 관건
[뉴스핌=김혜수 기자] 한국은행이 은행의 지급준비예치금에 이자를 지급해주기로 하면서 은행에 모두 4조6000억원의 대출여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됐지만 과연 은행이 대출을 늘릴지 그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기사는 4일 오전 7시 09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이번 조치로 은행권이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만 높이고 정착 대출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나가지 않겠냐는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로 은행권의 BIS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지 않겠냐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 은행이 대출을 늘리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결국 한은이 BIS비율이 높여줬으니 은행은 자발적으로 대출에 나서야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정부와 금융당국이 나서 좀 더 미시적인 대응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한은의 설명대로 이번 지준부리에 따라 은행권의 BIS비율은 높아지게 된다. BIS비율이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인 만큼 한은이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게 되면 자기자본이 늘어나 BIS비율은 상승한다.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에 따라 은행의 여신여력 확충규모를 모두 4조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현행 BIS비율을 유지하면서 위험가중치 100%인 대출(기업대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규모이다. 즉 자기자본이 5000억원 증가하기 때문에 현행 BIS비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위험가중자산을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험가중자산은 기업대출, 가계 대출 등을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기업대출의 경우 위험가중치가 100%이기 때문에 은행의 대출여력은 4조6000억원,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위험가중치가 50%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여력은 두 배인 9조2000억원까지 확대된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은행권이 이렇게 확충된 대출여력을 제대로 사용하느냐이다.
한은의 이번 조치로 은행은 이번주말이나 내주초 쯤이면 예금의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를 받게 된다. 당장에 무이자자산을 이자자산으로 받게 돼 유동성을 그만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기업대출 특히 중소기업대출에 적극적일지는 미지수이다. 신용위기가 쉽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기업대출에 선뜻 나서기를 기대하는 것도 실은 무리가 따라 보인다.
강제조항이 없다면 이들이 그냥 BIS비율만 올리고 대출은 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은행들이 그동안 대출을 못한 이유가 BIS비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서가 아니었냐"면서 "BIS비율이 올라가면 은행들이 이전보다는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BIS비율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대출을 하지 않게 되는 경우는 한은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라면서 "한은이 대출여력을 확대시키면 금융위 등 금융당국이 이에 대응하는 미시적인 조치를 더욱 탄력적으로 수행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결국 공은 정부와 금융위로 돌아왔다.
신용위기가 지속되는 한 은행권의 BIS비율이 높아져도 이들이 선뜻 대출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결국은 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진행된 이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신용보강을 통해서 신용리스크를 줄여주는 대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몇 차례 찔끔찔금하는 조치가 아니라 신용위험을 제거할 수있는 대규모 조치, 바로 그것 말이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한은이 아무리 유동성을 공급해도 돈이 도는 경로가 막힌 게 사실"이라면서 "기업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된 이후 이들 기업에 대한 신용보강이 이뤄진다면 한은이 공급하는 유동성이 훨씬 원활하게 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