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개월여를 끌어왔던 인수 협상을 벌였던 동국제강이 결국 자산관리공사(캠코) 측에 인수계약 1년간 유예 요청을 하며 사실상 인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인수계약 1년 유예 요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1년 유예가 아니라 인수 포기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동국제강은 가격협상 시한을 세차례나 연장했고,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군인공제회마저 이탈하며 예상했던 결과라는 분석이다.
경기가 급락하고, 주가가 인수 제시가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데다 캠코가 5% 이상의 가격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이와 관련 "쌍용건설은 일반적인 기업과는 달리 임직원들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어 입찰에 참여하는 제3자는 적정 인수가격보다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무력화하는 고가베팅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었다"며 "동국제강이 본입찰에서 주당 인수금액 3만1000원을 제시한 것부터 이미 과도한 베팅이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동국제강이 사주조합을 의식해 고가베팅을 했지만 최근의 금융위기, 건설업과 철강업의 동반 침체 등을 맞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는 얘기다.
동국제강이 사실상 인수전에서 손을 뗌에 따라 쌍용건설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선 캠코가 재매각에 나서는 방안이다. 하지만 동국제강이 손을 든 이유와 같은 이유로 쉽게 인수 대상자를 찾기도 어려운 형편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인수해 종업원 지주회사로 거듭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측은 이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상황이다.
조합측은 "쌍용건설은 경영권의 불확실성과 향후 또 다시 매각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현실에 직면해 국내외 수주와 영업 등에서 유무형적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매각 당사자인 캠코가 조속히 입장을 표명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합측은 "일방적인 매각의 폐해가 드러난 만큼 향후에는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실적인고 합리적인 매각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우리사주조합 역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키로 한 국민연금 제2호 사모펀드가 주가급락을 이유로 여러 요구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협상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쌍용건설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시절 국내외 미수금과, 계열사인 쌍용자동차 채무 1800억원을 떠안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아 결국 1099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3년 코스닥에서 퇴출 위기를 맞았을 때 임직원들이 퇴직금 중간 정산을 통해 320억원을 마련, 18.21%의 회사지분을 사들였다. 그리고 2004년 워크아웃 개시 6년 만에 조기졸업하게 된다.
이 때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우선매수청구권(24.72%)을 우리사주조합에 양도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캠코 등 채권단 지분(50.07%)의 절반에 가까운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종업원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