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1월말까지 다우지수는 33% 조정 받았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지수가 64.4%, 독일 DAX지수가 42% 각각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나아 보인다. 같은 기간 우리 코스피지수는 43.3% 후퇴했다.
미국을 제외한 다우존스 세계지수는 달러화 기준으로 올들어 49%나 조정받았다. 이 같은 글로벌 증시 급락세는 금융시장이 얼마나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증시에 비해 해외 증시 조정이 더욱 극심한 배경은 무엇인가.
◆ 나머지 세계 증시가 더 급격히 약세를 보인 배경은
최근 수년간 해외 증시는 미국 증시에 비해 경제 금융여건 호조에 따른 수혜자였다. 미국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찾아 해외로 해외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해외증시는 지난 2002년부터 2007년 사이 미국 증시에 비해 훨씬 큰 수익률을 자랑했다.
그러나 금융 위기가 심화되면서 이들 증시에서 자본이 빠져나왔다. 이전에 잘 나가던 증시가 위기의 회오리에 무너질 것을 염려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도피가 지속되는 중이다.
지난 3/4분기 동안 미국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과 채권을 920억 달러 넘게 순매도, 사상 최대 이탈 양상을 보였다.
이 가운데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는 지난 10월 한달 8월이나 9월보다 심각한, 10년여 만에 최악의 환매 사태에 직면했다.
미국 투자자들만 증시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었다. 해외 증시 투자자들도 자국 증시 이탈이 심각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인도 3개국 증시에서만 올해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000억 달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일본이 44%, 인도는 55% 조정 양상을 보였다.
해외증시를 상대적으로 취약하게 한 또다른 이유는 바로 통화 가치 약세다. 지난 6년 동안 미국 투자자들은 해외시장에 투자할 때 지역 통화 강세로 인해 '보너스' 수익을 얻어왔지만, 올들어서는 그와 정반대 양상이 전개됐다.
미국 달러화는 올해 7월 이후 글로벌 증시 약세 속에 일본 엔화를 제외한 거의 모든 통화 대비로 강한 랠리를 기록했다. 해외 주가가 하락한 것에 더해 달러화 가치 환산시 발생하는 환차손까지 미국 투자자들의 부담을 더했다.
◆ 미국 증시로의 '선회', 지속될까
미국 증시가 해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최근 추세가 앞으로도 더욱 지속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케빈 가디너(Kevin Gardiner) HSBC 수석 글로벌주식전략가는 글로벌 증시가 회복되더라도 이전 랠리를 이끌었던 테마가 다시 전면에 부각되는 일은 예상하기 힘들다면서, 신흥시장과 자원주 그리고 소형주 테마가 후퇴하면 결국 미국 증시로의 좀 더 커다란 선회(wider rotation)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그 규모나 유동성 면에서 다른 해외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시장의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왕왕있다면서, 업종 중에서는 경기 악화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기초소비업종주가 그런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주가수익비율(PER)등과 같은 주식 가치평가 면에서 보자면 해외증시가 미국 증시에 비해 좀 더 빠르게 저렴해지고 있지만, 해외 기업들의 실적이 그 정도까지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스티븐 블레이벅(Steven Bleiberg) 레그메이슨의 글로벌 자산분배 헤드는 이 지적에 대해 "지금처럼 불확실한 시점에서 적정가치 평가 기준이 쉽게 통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가장 먼저 빠르게 악화된 반면 나머지 세계 기업들의 경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