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고 체계가 없이 우왕좌왕한다는 비판부터, 사상 초유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격려까지 각양각색이다.
잘된 점도 있지만 잘못된 점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는 것일 게다.
하지만 경제난국을 푸는 게 아주 어렵지만은 아닐 수 있다. 원칙과 순서를 생각해보면 방법이 보일 것이다.
작금의 경제난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정리해보면 이렇다.
부실한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의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정한 후 정부는 신용보강을 하고 돈을 풀면서 은행으로 하여금 기업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면 된다. 정부가 구조조정 의지를 확고히 하고 지원할 것은 지원하되 방법은 시장원리로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의 대응은 이런 순서가 아니라 앞뒤가 바뀌고 얽힌 측면이 있어 시장에 우왕좌왕으로 비쳐지고 정책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듯해 안타깝다.
정부 입장에서는 돈을 풀어도 은행이 기업들에게 돈을 풀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다. 대통령이 지시해도 은행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푸념이 정부에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돈을 풀어도 왜 은행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먼저 살펴야 한다. 이에대한 해법을 마련하면 은행들은 돈을 풀지 말라고 해도 풀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기업에 돈을 공급하지 않는 이유는 기업에 대한 불신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기준치에 달랑달랑하는 상황에서 추가 부실 우려가 있는 곳에 돈을 대주기는 어려운 게 은행의 현실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 살아날 곳과 퇴출할 곳을 가리는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젓은 정치권의 개입이없어야 한다. 금융기관과 업계의 자율에 맡기되 정부는 원칙과 기준을 정해주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벌써부터 일부 건설사의 경우는 퇴출돼야 하지만 어떤 정치인 때문에 살아남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한다.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치권이 개입함으로써 여러 가지 잡음이 생겼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옥석을 가리고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다음에는 정부가 신용보강을 해주면 된다.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신용을 보강하면 은행들이 자금을 대주지 말라고 해도 대줄 것이다.
아울러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의 건전성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면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이나 상환우선주를 발행해 자기자본을 늘리면 된다. 우선 시장에서 사도록 하고 시장이 소화하지 못하면 정부나 한국은행이 나서면 된다.
최근 정부가 한국은행을 통해 후순위채나 상환우선주를 매입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건 일의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지금도 후순위채는 비록 7%대의 높은 금리이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잘 소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낮추고 통화를 과감하게 풀면 시장금리는 떨어질 여지가 충분하고 은행의 자본확충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겨나는 실업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살아난 기업들이 고용을 늘려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과거 은행이나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잔류한 사람과 나간 사람간의 양극화가 극심하게 나타났다. 실업자가 늘어나고 구직난이 심각해졌다.
이 문제를 풀려면 금융기관과 기업은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줄여 고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이것은 정치권과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몫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사상초유의 경제난이 닥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 같이 살아남자는 차원에서 해법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