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데... ]
▶ KOSPI 상승 사이드카 발동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큰 가뭄이라도 다소의 곡식은 거둘 수 있지만 큰 수해에는 농작물뿐만 아니라 농토까지 유실되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다는 뜻이다. 최근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하락하고 있는 국내 증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2003년 이후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재평가라는 기반이 유실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이다.
다시 말하면 필자는 지난 2007년 10월 이후 나타나고 있는 국내 증시의 조정이 아직은 수해가 아닌 다소 긴 가뭄 정도로 여겨진다는 것인데, 우리시장 재평가의 결과로 상징되는 KOSPI 1,000선이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을 가뭄의 단비? 지난 28일(화) 비록 1,0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모처럼 KOSPI가 상승 사이드카를 동반하며 기습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그리 흥분할 일도 아니다. 지금까지 빠진 게 얼마인데? 예상치 못한 국내 증시의 상승을 두고 그 배경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1) 금융시장 안정대책(19일), 건설사 지원방안(22일), 통화당국의 이례적인 금리인하(27일), 실물경기 부양대책(29~30일 예정) 발표로 이어지는 정부의 빠른 시장 대응에 다소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점, 2) 외국인의 매도세를 방어하며 수급 공백을 채워주고 있는 연기금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3) FOMC회의를 앞두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선반영 되고 있다는 점, 4) 말 많았던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 중 1차적으로 자금집행 승인을 받은 2,500억달러가 이번 주 대상 은행들의 주식매입을 통해 직접 투입된다는 점, 5) 아시아 증시의 동반 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완화 등이 표면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단순히 많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도 반등이 가능한 시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이유보다 직접적인 배경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인데, 과거의 경험상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여타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주식을 매수하게 하는 매력적인 요인이라는 점이다.
▶ 금융위기 진화를 위한 각국의 총력전
미국의 구제 금융방안에 이어 28일(화) 유럽경제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독일이 제출한 5,000억유로(625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 금융방안이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구제금융 중 4,000억유로는 은행간 대출의 지급보증에 사용되며,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위해 800억유로, 나머지 200억유로는 잠재된 부실을 위해 남겨둔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페인 정부 역시 내년부터 발생하는 은행의 신규부채에 대해 1,000억유로(1250억달러) 규모의 채무보증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 금융기관의 위험을 넘어 유럽의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로 인해 더욱 가중되고 있던 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뢰를 일부 회복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뢰 회복은 여전히 부진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급기야 28일(화)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95원까지 상승했다. 같은 날 정부가 지난 19일(일) 내놓은 은행의 외화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안이 국회 기획재정위를 통과했다. 아울러 재정지출 확대 및 규제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실물경기부양 대책을 계획하고 있다. 일련의 대책들이 누적되면 어느 시점에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겠지만 아직은 미지수다.
컬럼비아 대학 제프리 삭스 교수가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를 피하기 위해서는 7가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 중 첫 번째는 선진국 중앙은행과 신흥국 간의 스왑라인 체제 구축이다.
각설하고 미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침체로 가는 것은 피할 수 없겠지만 신흥국을 살리는 것이 결국 선진국 입장에서는 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이다.
연장선상에서 볼 때, 국내 대출 부실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지만, 단기적으로는 11월 15일 예정된 G20 회담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진정한 공조화 체제가 구축되느냐 여부가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 확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격이 될 수 있다. 짧은 소견이지만 대내적으로 거시경제 운용 안정화를 위해 좀더 적극적이고 세부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례로 상당부분 심리적인 쏠림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을 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금융시장 우려의 핵심 요인 중 하나이고 심리적인 측면에서 이를 자극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는 경상수지 적자부분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경상수지 개선을 위해 수입 유발 효과가 큰 산업이나 업종의 투자를 억제하는 방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틀 연속 나타나고 있는 시장 반등이 연기금의 매수세에 기반한 수급개선이라는 점에서 연기금의 추가적인 매수여력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급은 결국 펀더멘털에 후행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여전히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어 시장의 방향성을 단언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하락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주가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각국의 대책들이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서 일정부분 회복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시장 대응에 있어서는 조정시 마다 긴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최선책이라는 점인데,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라는 생각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소장호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