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문가들이 내놓는 의견을 종합하자면, "과거 구제 금융의 역사로 보자면 일단 금융시스템의 안정에는 성공하겠지만 상당히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주로 그 고통은 미국 납세자들이 부담했고, 금융권은 다른 형태의 '혁신(innovation)'을 통해 다시 '나쁜 행실(bad behaviors)'을 반복해왔다. 그에 대한 다른 이름이 바로 투기와 거품이다.
과거에도 어떤 경우이든 정부와 중앙은행은 최초 위기 전개시에는 유동성을 크게 투입한 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확인되면 부실자산의 질서정연하고 체계적인 청산을 위한 기제를 마련했다. 이는 결국 정부가 지원하는 워크아웃 기관의 설립이나 은행의 국유화를 수반했다.
이번 우리 돈으로 800조 원에 달하는 미국 정부의 금융안정 대책으로 재정적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2009년 미국 연방재정적자는 약 5300억 달러, 국내총생산(GDP)의 3.5% 정도가 될 것으로 보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패니메이 및 프레디맥 구제에 투입된 2000억 달러와 재무부의 7000억 달러 부실자산 매입 한도를 감안할 경우 그 규모는 최소 1.4조 달러, GDP의 9%에 이를 전망이다.
더구나 미국 재무부는 국가 채무한도를 기존 10조 6150억 달러에서 11조 3150억 달러까지 늘리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상태이기도 하다. GDP의 80%에 이르는 이 채무 한도 증액은 '달러화 가치를 증발시키려 한다'는 위기 의식을 이끌어 내는 실정이다.
사실 역사가 길지 않은 미국은 생각보다 구제 금융의 역사가 깊다.
그 중에서도 이번 미국 재무부의 7000억 달러 구제 금융 계획의 구체적인 형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여 주목되는 사례는 1930년대 설립된 '부흥금융공사(Reconstruction Finance Corporation, RFC)'와 '주택소유자대부공사(Home Owners' Loan Corporation, HOLC)'다.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S&L)의 붕괴에 따라 설립된 "정리신탁공사(Resolution Trust Corp., RTC)"도 비슷한 모델로 거론된다.
당초 2000억 달러 정도를 투입하면 되겠다고 판단했던 RFC는 결국 6년 간에 걸쳐 4000억 달러, GDP의 8%를 사용해야 했다. HOLC는 많은 주택소유자들을 구제하였으나 모두를 구원하지는 못했다.
최근 주택시장의 호황에는 매년 2조 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이 발행됐다.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최소 2조 달러의 정책 자금이 투입되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폴슨 재무장관은 실제 매입될 부실자산은 7000억 달러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건 당국이 지금 현재 파악했거나 또한 한계를 그어 놓은 선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식으로든 이번에도 '궁극적으로 납세자들을 위하는 길'이란 미명하게 대형 금융기관들의 실수를 구원하는 미국 정부의 구제 금융은 과거처럼 시스템 내의 불안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금융 불안을 잠재우는데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또한 이 과정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매우 높은 비용을 수반하는, 또한 막대한 고통이 뒤따르는 긴 여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 납세자들의 자금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동안 월가는 구원받을 지 모르지만 고통은 서민층이 감당해야 하는 과거 역사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