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행장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 측과 협상은 지난 7월부터로 거슬러 올라 간다.
당초 리먼 측은 산은과 협상 하기 이전 다른 국내금융기관에 인수의사를 타진했으나 산은이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입장도 아니어서 지나쳤다가 리먼 측이 먼저 제안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협상이 중단됐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파산신청에 이른 데서 알 수 있듯 과정은 순탄치 못했던 것으로 민 행장은 설명했다.
7월 말 협상팀을 급파하고 민 행장 일행이 8월 초순 직접 가서 4~5일 동안 협상을 벌이면서 논의했던 방식은 이른바 텐더 오프, 사전식 용어로는 TOB 즉, 주식공개매수 방식이었다고 민행장은 전했다.
민 행장은 이때만 해도 견해차가 매우 컸다고 했다. "위험성 높은 자산의 상각 수준 등 양쪽 견해차가 워낙 커서 중단됐다"고 그는 말했다. 이 방식은 정부의 동의도 채 구하지 못했던 터였다.
그러나 곧 텐더 오프가 아니라 신주인수 통한 자본투자 방식이 거론되면서 협상은 잠시 급물살을 탔다.
민 행장은 이와 관련 최선의 제안을 내놓아 가격만 뺀다면 동의도 이뤄졌다며 매우 아쉬워했다.
산은의 제안은 대한민국 정부의 승인을 전제로 9월 10일 투자 발표를 하되 6개월 동안 구조조정을 거친 뒤 2009년 2월말 가치를 따져서 투자를 실제 이행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었다고 민 행장은 밝혔다.
구조조정은 모기지론 등 부실자산을 배드 컴퍼니로 떼어내되 리먼 자본을 일부 떼어내 처리하도록 하고 우량부문을 굿컴퍼니에 남기는 동시에 상당 수준의 상각을 진행하는 게 뼈대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민 행장은 "여기까지는 리먼 측도 동의를 했지만 가격과 관련한 차이가 있어 협상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그가 이 '추정가격'을 둘러싼 양자의 견해 차이는 "리먼 측이 원하는 수준의 1/3수준이었다는 것만 밝힐 수 있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민 행장 입장은 "리먼 측이 조금만 욕심을 덜 부렸더라면 파산에 이르지 않고 정상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논평에 그대로 드러난다. 산은이 최종적으로 갖게될 지분은 "25%를 훨씬 넘는 수준"이라는 제한적 고백이고 보면 그의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다만 "리먼 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위이설이 번지고 있는 시기여서 협상을 중단한 채 추가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해명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단지 국내 사정만으로 스스로 밝힌 리먼 인수 추진 이유를 포기했어야 하는지는 의문으로 남기 때문이다.
민 행장은 "IB란 투자정보를 응집시키는 채널"이라는 참신한 규정을 내놓았다.
이어 "리먼처럼 초일류 투자정보 채널에 대한 경영권을 가진 상태에서 공유하고 전세계 15대 국제금융 센터에서 공동으로 딜을 진행하게되면 글로벌 국제경쟁력을 최대한 빨리 갖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인수추진 배경을 소개했다.
다행히 결과적으로 리먼 경영권 인수에 실패했지만 민 행장은 "추가적으로 M&A기회를 노리고 검토하지 않으면 배임"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앞으로 5년 안에 아시아 탑3 안에 드는 국제경쟁력을 갖추겠다"고 앞날을 다짐했다.
여전히 "글로벌 IB들이 자본 규모 대비 30배까지 투자하고 자산을 보유했던 것을 10~12배로 떨어뜨리는 것이 합당한 일인 것처럼 산은도 그만큼 운용하고자 한다면 기회가 있다"는 소신도 그대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