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손실을 짚어내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 '월가의 족집게'라고도 불린 휘트니는 앞으로 며칠 동안 금융시장이 전례없는 긴장 속에 빠져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 휘트니, "남은 IB들, 급격한 다운사이징, 자본증강 필요할 것"
휘트니 애널리스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늦게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리먼의 청산이 미칠 직접적인 충격으로 신용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되고 또 살아 남은 투자은행들도 부정적인 주식 평가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은행들이 2008년 상반기 동안 수입이 63%나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은 10% 줄이는데 그쳤으며 심지어 건물이나 첨단기술에 대한 비용지출은 전년대비 25%나 증가했다며, "은행들이 신용손실 위기가 지나면 곧 상황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양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런 생각자체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행들이 수입 감소세에 맞추어 급격한 다운사이즈에 나설 때까지는 이들의 이윤마진은 계속 위축될 것"이라고 그녀는 경고했다.
다만 휘트니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대해서 "메릴린치 인수가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가 확대된다는 면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메릴린치는 브랜드, 규모 그리고 최상의 프랜차이즈라는 3대 요건을 충족한다"며, 그러나 메릴린치의 주식가치는 약 27달러~35달러 정도로 보는데 이는 "위험자산이 아직 장부에 남아있고 또한 리먼의 붕괴시 메릴린치가 취약한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메릴린치를 주당 29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 CDS시장이 최대 위험 요인
한편 또다른 베테랑 금융업종 담당 애널리스트 리처드 보브(Richard Bove)는 15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역시 "크레딧디폴트스왑(CDS) 시장이 혼란에 빠져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최대 쟁점은 이어지는 '자금' 행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리먼에 대한 대출에서 가장 간접적인 위치에 있는지, 누가 최대 거래상대방 위험을 가진 곳인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샌디 첸(Sandy Chen) 팬무어고든 소속 애널리스트 역시 보브의 주장과 일맥 상통하는 주장을 내놓았다.
첸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의 초점이 '대손상각 규모' 추정이나 추가 자본금 필요액 혹은 인수합병 시나리오에서 거래상대방위험 노출 정도나 지급불능사태 위험으로 이동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이 거래상대방의 지급불능사태는 앞으로 최소한 몇 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을 휩쓰는 파괴적인 태풍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불행하게도 그 본성상 실제로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하고 난 연후에만 그 실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리먼은 올해 5월말 현재 총 7290억 달러 규모의 명목 파생상품 거래 잔고를 기록했으며, 이들 파생거래의 적정가치는 166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또한 리먼은 장외 금리, 통화 및 CDS의 적정가치 평가 규모가 256억 달러로 평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파생상품 계약을 다른 금융자산에 비해 훨씬 빠르게 청산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부터 거래상대방 파생상품 거래에서 최초의 손실이 발생해 누적되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예상했다.
이들 은행업종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융시장의 진정한 '스트레스'는 CDS시장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첸 애널리스트는 CDS시장의 명목 거래 규모가 그 기초 발행채권보다 거의 4배나 된다는 점에서 볼 때 리먼의 발행채권 상의 CDS 규모가 최소한 3500억 달러에 이른다는 추정이 크게 무리가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리먼의 채권이 달러당 60센트에 거래된다고 할 때 앞으로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리먼의 CDO 청산에 따른 지급비용은 14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먼은 15일 오전 뉴욕 남부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리먼은 총자산 6390억 달러에 총부채가 6130억 달러에 달했다.
이번 파산보호 신청에서는 증권거래 사업이나 누버거버만과 같은 자산관리업체 등은 제외됐다. 리먼이 이들 사업부를 청산하더라도 이들은 계속 업무를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 케이즈노브, "최소 2개 美금융기관 의문, 英은행들 추가 대손상각할 것"
애널리스트들은 리먼 파산 사태가 영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케이즈노브(Cazenove)의 애널리스트들은 구체적인 업체명은 밝히지 않은 채, "최소한 두 곳의 미국 대형 금융사들의 앞날이 의문에 빠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한 곳의 거래상대방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은행들이 다른 거래상대방과의 익스포저 확대를 통해 이를 만회하려고 할 리 만무하다"며, "은행들 사이의 신뢰가 더욱 악화딜 것이며, 레버리지축소 과정이 가속화되지는 않는다고 해도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케이즈노브는 영국 은행들 전체, 특히 바클레이즈,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그룹(RBS Group), HBOS 등의 추가적인 증권 가치 대손상각을 예상했으나, 구체적인 예상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HBOS의 경우 손실위험 노출 정도나 자금조달 구조 등으로 볼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알렉스 포터(Alex Potter) 콜린스스튜어트(Collins Stewart)의 분석가는 투자자들에게 "바클레이즈를 팔고, RBS그룹을 매수할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는 "바클레이즈나 RBS 모두 리먼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 취약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바클레이즈보다는 RBS가 선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