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보다 단기 은행채 운용 더 안전할 수도
◇ 볼륨 커진 은행, 수신 만으론 힘들어
[뉴스핌=김혜수 기자] 9월 위기설로 몸살을 앓았던 채권시장이 은행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국내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채권시장도 매수 기반이 형성됐고 이 가운데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9일, 3년기준 129bp)가 대폭 확대된 은행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금융시장 불안이 가라앉으면서 우리나라 크레딧물에 대한 리스크가 크게 줄었고 이는 결국 금리 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은행채를 매수하려는 세력이 적잖다.
지난 8월부터 도입된 은행채 발행신고제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시중은행 은행채 발행 규모는 모두 20조2000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만기도래액은 12조4000억원으로 7조8000억원이 순발행된다.
이중 8월에 발행된 은행채 규모는 4조1000억원(순발행 2조6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고, 9월에는 모두 5조9000억원의 은행채가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 3년 국고 대비 은행채 스프레드 130bp까지 확대‥단기가 더 유리?
이처럼 하반기에 대거 은행채 발행이 대기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무난히 소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시장여건이 좋아진 상황에서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된 은행채 매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매니저는 "시장 상황이 불안하면서 크레딧물의 금리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됐지만 최근 시장이 안정되면서 스프레드가 점차 축소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자산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은행채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 역시 "지금 국고채 대비 은행채 금리 스프레드가 130bp가까이 되기 때문에 은행채를 매수하기에는 괜찮은 레벨"이라며 "특히 장기투자기관들의 경우 절대금리 레벨이 높은 게 가장 좋은 것이기 때문에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9일을 기준으로 신용등급 AAA 은행채 금리는 7.05%로 국고채 3년물 대비 129bp나 된다.
다만 은행채 운용 기간에 대해서는 장기보다는 단기가 훨씬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가운데 채권시장이 이제 환율 등 외생변수보다는 내부재료 즉, 펀더멘털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다면 이제는 물가상승이 아니라 경기둔화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즉 경기가 둔화된다면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이 상승할 것이고 이는 결국 크레딧물에 대한 리스크를 높여 은행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에 장기보다는 단기 은행채 운용이 안전하다는 것.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은행채는 경기하강, 자금유동성 문제, 신용경색 등 모든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면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이제 물가상승보다는 경기하강을 걱정해야하는 시점에서 장기로 은행채를 보유하는 것은 리스크가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은행권의 한 채권 매니저는 "은행채 등 크레딧물의 경우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판단의 문제"라면서 "회사채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은행채의 경우 부도가 날 위험이 없고 특히 장기투자기관의 경우 시가평가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매수를 꺼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9일을 기준으로 현재 1년짜리 AAA 은행채 금리는 6.64%로 국고채 1년물 대비 금리 스프레드가 124bp 확대됐다. 6개월짜리 은행채는 6.02%로 스프레드가 70bp 벌어졌다.
◆ 은행 수신만으로 힘들어‥연말 대비 더 발행할까
하반기에 발행 예정인 17조6000억원(8월 2.6조원 제외)규모의 은행채는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될 것이라는 평가이다.
2012년 전까지 발행된 산금채에 대해 정부보증이 유효하다는 메리트로 인기가 높아진 산금채 분위기가 여전히 시중 은행채 매수에도 이어지고 있는 데다 하반기 발행 규모 자체가 은행들 입장에서는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넘어선 은행채 발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은행의 수신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무리하게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의 한 채권 매니저는 "현재 발행신고된 은행채 정도는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은행들이 수신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인데다 9월에 은행채를 대거 발행한 것도 있어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수신은 7월에 6000억원 증가에서 8월 15조6000억원 증가로 대폭 확대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들의 정기예금 고시금리 인상과 고금리 특판 취급 등의 영향이 컸다.
반면 은행권의 한 채권 운용 차장은 "은행들의 수신이 늘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은행들의 덩치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수신 규모만으로 운영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말로 갈 수록 은행들은 수정신고를 통해 은행채를 더 발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