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4월과 9월 우리금융과 신한지주가 각각 금융지주사 체제를 통한 종합금융그룹화에 발을 떼고 지난 2004년 12월 하나금융지주가 가세한 데 이어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의 고비를 모두 넘겼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출범에는 국민은행을 포함한 지주사 소속 자회사들의 주식을 KB금융지주 주식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는 것이 대전제였다.
그리고 4일은 이에 대한 반대의사 표시로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을 마감하는 날이었다. 국민은행 이사회가 결의한 15% 범위 안에서 청구권 행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됐고 자세한 결과는 오늘 중으로 공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KB금융지주 출범은 이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주에게 값을 치르고 주식이전을 마친 뒤 금융감독당국의 본인가를 따내는 등의 후속 절차만 남았다.
KB금융지주 출범에 따라 금융권 판도는 지주사 체제에선 선배격인 우리금융과 신한지주가 각축을 벌이던 구도에서 은행권 최강자 국민은행을 주력 자회사로 둔 KB금융지주까지 모두 3개 금융그룹이 선두권을 형성하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신한지주가 비은행 분야 이익기여도가 가장 높은 등 은행과 비은행분야 균형을 잘 갖추고 있고 우리금융은 우리은행과 경남, 광주은행등 탄탄한 은행군과 은행권 최강의 증권사를 보유했다. 하지만 KB금융지주의 도전은 결코 얕볼 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종합금융그룹을 자처하기에 결정적 공백을 보였던 증권분야는 M&A를 통해 KB투자증권으로 일으켰다. 은행권 최강의 영업네트웍과 튼튼한 개인고객 기반을 앞세워 시너지 영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의 전신인 한누리투자증권은 기업영업에 주력했던 곳이다. 앞으로 개인점포망 1218개에 30개의 PB센터를 보유한 국내 은행 최강 리테일 영업망과 결합해 자본시장 업무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면 이들 지주사들 간의 싸움은 만만치 않은 형국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말 총자산 318조원으로 우리은행을 비롯한 10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신한지주는 총자산 304조원으로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13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258조원으로 8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출범하면 국민은행을 포함해 9개의 자회사를 두게 되는 셈이다.
국민은행의 비은행 자회사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은행의 자회사들을 합쳐도 총자산에서 선발주자인 우리금융과 신한지주엔 크게 밀리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영업기반을 활용해 자본시장 분야를 비롯해 비은행 분야 상품과 맞춤식 자산관리서비스 구현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면 금융산업 판도변화를 주도할 만한 영향력을 발휘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증권과 은행 및 종합금융그룹을 경험한 황영기 회장, 금융감독원에서 은행감독의 전문성을 높였고 리스크관리역량을 높이 평가받고 있는 김중회 사장, 또 정통 뱅커로서 리테일 영업력의 우위를 지켜나갈 수 있는 강정원 은행장 등 이들 CEO의 시너지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황 회장이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 구상 속에는 은행/비은행의 구분이 있지 않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또 한판의 메가 머저(대형 합병)가 목도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다만 추가 M&A 추진과 무관하게 지주사와 자회사들간의 효율적인 시스템과 의사결정 및 통제장치 등이 원할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지주사 체제에 기반한 금융그룹의 시너지 극대화는 군림하는 지주사가 아니라 자회사들의 장점을 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하모니를 뒷받침 해주는 역량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KB금융지주의 출범 이후 첫번째 과제로 등장하게 되는 비은행 부문 강화의 경우 비은행쪽 M&A 등을 통해 얼마나 단기간 내에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있는 종합금융그룹을 만드느냐는 향후 지주사 성패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현재의 금융판도에선 자칫 실기했다가는 영영 뒤쳐질 처지에 몰릴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지주가 현재의 균형잡힌 지주사 모델을 만들기까지 출범 후 7년이 걸렸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만 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제야 균형있는 사업라인을 만들었을 뿐 완벽한 시너지를 구현하는 것은 앞으로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를 정도로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KB금융지주의 새 CEO들과 강 행장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게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