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급등한 물가 압력 때문에 현실적으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점 외에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경기 하방위험에 대응하려면 현재와 같은 물가 목표 수준으로는 통화정책을 완화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을 배후에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같은 기조를 담은 보고서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산하 국가정보센터(SIC)를 통해 제출되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중국 증권보는 SIC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기 물가 통제 목표치를 5%에서 높게는 7&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런 보고서는 마침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3%로 완만해졌다는 소식 이후 나온 것이다.
증권보가 단독 입수해 보도한 이번 보고서에서는 향후 2년간 물가 통제 목표치를 5%~7%로 높여잡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안정적이고도 빠른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또한 통화정책 운용 여지를 더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표면적으로는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하고 적정한 재정정책 완화를 추구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추가 긴축에 나서지 않음은 물론 앞으로 필요에 따라서는 완화정책 기조로의 전환 가능성도 열어두자는 판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SIC의 주장은 중국 중앙은행의 최근 정책 초점 이동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 런민은행, 긴축에서 지속성장으로 초점 이동
지난 달 27일 중국 런민은행(PBOC)은 2/4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유지해오던 긴축정책 관련 언급이 제거한 채 "안정적이며 빠른 경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좋은 통화정책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당국이 신용 억제 정책을 완화하고 또한 위앤화 절상 속도를 완만하게 해 나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중앙은행의 보고서 기조 변화는 최근 중국 당국 내에서 과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경기과열을 예방하는 경제정책 기조를 완화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받았다.
7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 회의에서는 "지속적으로 빠른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과도하게 급격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 거시경제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일단 정부는 인플레이션 파이팅에 우선 순위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당국 내에서 쟁점이 형성된 상황임을 엿볼 수 있다.
일단 런민은행은 정치국과 상황 판단에는 일치했지만, 물가 억제보다는 경제 성장 안정화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두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시장에서는 평가했다.
◆ "하반기 물가 억제 필요 크게 줄 것으로 판단"
한편 SIC는 하반기에는 당국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거시 규제 및 통제 노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드러냈다.
세계경제가 계속 둔화되면서 수입 물가 압력 등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과 올해 농작물 작황이 좋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7월 CPI 결과에 대한 평가에서 당국자들은 최근 식료품 가격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제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SIC의 보고서는 현재 상황에서는 긴축 거시정책 노력이 이제까지 정도로 충분하며 필요에 따른 미세조정은 몰라도 더이상 강화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보고서는 당장 필요한 정책 우선 순위로 부가가치세제 조정과 기업설비투자 관련 조세 혜택 부여 등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업들이 노동자들의 기술적인 숙련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수출 관세 환급 등의 조치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통화정책 균형잡기 어려운 시점
전문가들은 중국 물가 압력이 상당히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 일시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고 있고 기저의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 균형 잡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이 주로 경제 시스템으로의 화폐공급을 조절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란 주장과 함께 여전히 16%~17%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통화량 증가율이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물론 지난해 18.5% 증가율에 비해서는 완만하지만, 절대적으로는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 홍콩지점의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압력이 고점을 지난 것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