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된 것을 계기로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융시장 위기설은 끊임없이 시장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예측이 쉽지 않은 한 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환율 상승을 붙잡아둬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7월중 외환보유액이 100억달러 이상 급감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론, 즉 환율은 잡지 못하면서 외환보유액만 낭비한다는 등의 ‘외환보유액 낭비론’이나 ‘개입 무용론’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환율 방어를 위해 당국이 무작정 달러를 쏟아 부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외환보유액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없는 당국이 환율 방어에 소극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도는 가운데 역외쪽은 달러화를 지속적으로 매수하는 양상을 견지하고 있어 환율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움직임 또한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선호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한때 1.60유로까지 절하됐던 달러화 가치는 최근 1.53유로로 절상됐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내수 위축을 결국 수출로 살릴 수밖에 없는 당국이 원화 약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고 이를 알아차린 역외세력들이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맞물려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더 긁어모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환율 상승을 무작정 방치할 수 없는 정부가 결국은 달러 매도 개입을 멈출 수 없고 환율을 1050원대 이상으로 올라가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계감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는 현재 적정 외환보유액에서 300억 달러 이상의 개입여력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은 당국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을 것이고 이는 환율의 급등세를 막아서는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한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급격한 환율 상승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주된 시각도 7월 후반에 나타났던 1010~1020원 부근의 거래 레벨보다는 조금 상향된 레벨에서 남은 8월 한 달간의 움직임이 전개될 것이라는 데로 컨센서스가 이뤄지고 있다.
(이 기사는 11일 00시 38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뉴스핌 8월 환율예측 컨센서스: 원/달러 환율 1009.40~1038.80원 전망
최고의 외환금융시장 인터넷통신을 지향하는 뉴스핌(Newspim.com)이 국내외 금융권 소속 외환 딜러와 이코노미스트 등 외환전문가 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중 원/달러 환율은 1009.40~1038.8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8월중 예측 저점 중에서 최저치는 1000.00원, 최고치는 1015.00원으로 조사됐다. 예측 고점에서는 최저치는 1030.00원, 최고치는 1050.00원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전망은 지난 7월 실제로 환율이 995.60원을 저점으로 1057.00원까지 상승했던 변동성이 다소 줄어들면서 7월 후반 레인지보다는 좀 더 상향된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연중고점인 1057.30원을 뚫고 가기에는 힘이 부치고 1000원선 아래로 내려서기도 힘들어 네자릿수 환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기업은행의 이동운 과장은 "이제는 위쪽 레벨이 열리는 감이 있지만 당국이 애초에 환율이 급격히 올라서면 1050원 아래로 끌어내렸던 전력이 있어 환율이 그 이상 상승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미국 증시 안정과 국내 증시 안정이 동시에 이뤄지면 환율은 다시 하락 안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 국제유가 안정되나?
지난 주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경질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82달러, 4% 급락한 115.20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WTI 가격은 지난달 11일 사상최고가인 147.2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한달사이에 이제는 110달러대로 급락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마켓워치는 최근, 유가가 연말까지 200달러 간다는 전망들이 사라지고 대신 100달러 전망이 대거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또한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미국 내 원유 수요가 5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수요 급감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공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어나고 있어 국제유가는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유가를 다시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아 독립문제를 두고 무력충돌하면서 본격적인 전면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루지야 내무부 대변인은 지난주말 러시아 전투기가 바지아니 공군기지를 공격한데 이어 하루 100만 배럴의 카스피해산 원유를 유럽으로 실어나르는 BTC 송유관 주변에도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간에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작동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속적인 원유 공급 우려감을 자극시킬 수는 있어 보인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에 언제나 크든 작든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얼마나 가격 변동의 변수가 될지는 미리 속단하기 힘들고 구체적인 예상치를 내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국제유가만 따지고 본다면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화의 강세 영향과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8월 이후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환율은 급한 결제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면서 변동성을 줄여나가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리선물의 신진호 연구원은 "에너지 선물시장에서 투기적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이 미국 내에서 통과되는 등 투기적 수요가 위축되는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다"며 "이렇게 되면 선물시장 거래량 자체가 감소해 가격의 안정이 동반되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원/달러 환율 또한 하향 안정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 지난 7월중 외환시장: 당국 100억 달러 이상 개입으로 하향 안정 노력
지난달 외환시장은 1047.3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지난달 4일에는 종가기준으로 1050원선을 넘어서면서 2년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월초반 급등세를 당국은 적극적인 달러 매도개입으로 막아섰다. 물가안정을 정책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 공조를 공식화했다.
급기야 지난달 9일에는 일부에서 최대 80억 달러의 달러 매도개입을 했다는 추정이 나올 만큼 당국은 대규모의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하면서 환율을 장중 900원대로 다시 끌어내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당국은 대규모의 달러 매도 개입을 몇 차례 더 시행하면서 결국 환율을 1010원대에서 안정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고점은 1057.00원, 저점은 995.60원으로 월중 변동폭이 61.40원에 달하는 급속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40달러가 넘어서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7월 후반들어서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안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프레디맥과 패니메이의 유동성 위기로 불거진 미국내 금융시장 불안은 미국 정부와 연준의 구제책과 일부 금융기관의 예상을 넘는 실적으로 일단 한 숨은 돌린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 금융시장 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이여서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끼칠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 8월중 최대 쟁점: 당국개입 어느 정도 가능할까?
지난 4일 한국은행은 지난 7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475만 2000만달러로 6월말에 비해 105억 8000만달러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치는 1997년 11월 외환위기 당시 61억 달러가 감소한 이래 한달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로 줄어든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이유는 물론 환율 안정을 위한 달러 매도 개입에 있다.
스왑시장 개입을 빼고 당국이 시장개입을 위해 내다판 달러화는 이보다 더 많은 15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에는 이견이 없다.
이제는 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만큼 시장은 외환보유고가 줄어든 데 따른 리스크를 염려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보유고의 경우 국가의 위기관리에 기본이 되는 만큼 적정 외환보유고에서 가급적 여유를 두고 관리해야 한다"며 "국내 펀더멘탈이 급속도로 나빠지면 외국인의 자금이탈은 순식간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달러 매도에 나서는 당국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염려했다.
더구나 9월에는 6조원이 넘는 외국인 투자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외환보유고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본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사태가 불거질 경우도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달러 매도 공세를 취하면 취할수록 역외쪽은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고 달러화를 더 사들이는 형편인 것도 사실이다"며 "이제는 당국의 개입 여력이 줄어든 만큼 역외쪽이 달러화를 공격적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있어 8월에는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외국인들이 채권을 모두 빼내고 한국시장을 떠나는 일은 없겠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 해야하는 정부는 일방적인 달러 매도 공세를 자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시장 일각에선 역외와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두고 대결양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이미 나왔다.
지난주 후반부터 역외쪽은 달러화 강세에 맞춰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적극적으로 다시 매수하고 있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적극적인 달러 매도 보다는 일명 '알박기'라고 불리는 미세조정을 견지하고 있는 외환당국이 이번달 얼마만큼의 매도 개입에 나설지에 따라 환율 변동폭이 결정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거래레벨은 지난달 후반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1010~1020원대 보다는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외환은행의 원정환 대리는 "지난 주말 움직임으로 봐서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됐다"며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도 상승으로 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영향으로 당국도 약간은 스탠스를 후퇴해 개입시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고 결정적인 레벨에서 당국은 개입을 시도할 것이다"며 "글로벌쪽에서 달러화 강세가 좀 진정돼야 환율은 다시 안정으로 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