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자원 자본 노동 경영요소중 어느 하나도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게 없다. 다만 불과 몇 년전까지 자본과 기술이 어느 정도 비교우위를 갖고 있었을 뿐이다. 국내기업들이 중국진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자본과 기술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아주 달라졌다. 중국이 자본부족을 이유로 우리나라 기업에 더 이상 손을 내밀지 않는다.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얼마든지 가능한데다 세계굴지의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외자유치가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경쟁력의 핵심요소인 기술의 경우에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중국은 이미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릴 정도의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공계 우수인재를 중심으로 해외유학을 정책적으로 장려해 글로벌인재 양성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자원과 노동은 말할 것도 없이 자본과 기술, 글로벌 인재마저 중국에 밀리는 처지가 되었다. 실제로 21일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과학기술전문인력위원회(CPST)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학부 졸업생이 우리나라 대학 출신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중국 대학출신들은 크게 늘고 있다.지난 1994년의 경우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울대 출신은 638명으로 미국 이외의 외국대학 가운데 단연 1위였고 이어 연세대(4위, 203명), 고려대(9위, 130명), 한양대(11위, 112명) 등이 10위권 내외를 차지했다.반면 당시 국립대만대(2위, 571명), 인도 뭄바이대(5위, 191명)가 해외 대학 중 상위권이었고 5위권 내 중국 대학은 베이징대(3위, 300명)에 그쳤다. 하지만 2004년 전 분야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 집계에서 중국 칭화대가 서울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2005년과 2006년에는 베이징대가 2위로 부상, 서울대는 해외대학 중 3위에 그쳤다. 글로벌 인재양성도 중국 대학에 크게 밀리고 있는 셈이다.
해외유학을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 부진은 몇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의 영향이 크다. 이공계는 국내 대학에서도 석박사과정의 인재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외면당하고 있다.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고교생도 인문계와 이공계의 비율이 7대 3수준으로 인문계 선호가 압도적으로 학부생부터 이공계 자원이 부족한 것이다. 글로벌 인재 부족은 우리사회의 이런 단면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이다.
더욱이 해외유학은 많은 기회비용괴 시간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이에 상응하는 댓가가 보장되지 않는 한 해외유학은 선뜻 선택하기 힘든 셈이다. 예컨대 병역문제가 자유로운 외국학생들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기간이 대략 9년 정도 소요된다. 이에 비해 병역의무가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그 기간 만큼의 시간과 학문적 공백을 감수해야 한다. 금전적 시간적 손실을 감수하고 해외유학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여건인 것이다.
1990년대 국내대학 출신들이 해외유학을 유인했던 요인중 하나는 병역특례혜택이었다. 병역특례확대는 국가경쟁력 강화의 원천인 이공계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공계 인재양성이 얼마나 필요한 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벌써부터 형성해 있는게 사실이다. 정부는 이공계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혜택을 확대하고 있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공계 유학생을 선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기대 이하이다. 이공계 출신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피해의식이 큰 탓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공계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다. 많은 기회비용과 시간을 들여 공부한 대가를 정당하게 대접하는 올바른 사회인식이 확립되어야 한다.
자원과 노동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술마저 뒤진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뻔하다. 중국에 한걸음에 추월당하는 것은 물론 일본을 추격하는 것은 고사하고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은 꿈도 꿀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인식하자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