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기관 아직까지 ‘예방차원’ 지적
- 저축銀엔 과잉 문제삼아 경계령
금융기관들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데 흔히 사용하는 후순위채권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BIS비율을 손쉽게 끌어올릴 수 밖에 없는 방법”이라는 업계의 사정을 무시하긴 어려운 상황.
후순위채권 발행을 자제토록 하는 분위기속에서도 BIS비율 하락 위기에 직면한 농협과 우리은행에 허용키로 알려진 것을 보면 감독당국도 무조건 규제만 할 수 없는 속사정이 엿보인다.
그래도 “금리부담을 낮추기 위해 만기를 분산해야 한다”는 감독기관의 지적이 있는 반면 “기우에 불과하다”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같은 후순위채권이라도 업종별로 지적의 정도가 다르다. 시중은행들에게 감독당국의 지적은 ‘당부’ 정도지만 저축은행들을 향해선 “이자부담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것”이라며 우려수준을 넘어섰다.
◆ 은행엔 “리스크관리 차원” 지적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국내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집중 현상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2003년 이후 국내은행의 후순위채권의 발행시기가 특정 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예보가 분석한 발행집중률(특정월 발행액/해당년 총발행액)을 보면 200년 9월 35%(1조1000억원), 2006년 3월 51%(2조원), 2007년 3월 29%(1조원)이었다. 올 3월에도 1조6000억원이 발행됐다.
건전성분류기준 변경 등 제도변화에 대한 은행들의 대응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데다. BIS기준 보완자본 인정기준 충족을 위해 만기도 유사하고, 관리의 편의성 제고 등을 위해 만기일을 일치시키는 경향이 있어서라는 게 예보의 분석이다.
예보는 “발행시기가 집중되면 후순위채권 발행시 금리부담 증대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예보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잔액 23조원은 절대적인 규모만 따져도 크진 않고 당장 문제가 될 만한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또 “리스크관리차원에서 대비하자는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또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업계가 후순위채권을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즉 유상증자는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데다 주가가 희석된다는 부담이 있어, 손쉬운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후순위채권의 쏠림을 경계하는 예보도 최근 발행이 늘어나 하이브리드채권에 대해선 우호적인 분위기다.
만기가 5년에서 7년인 후순위채권에 비해 30년으로 길어 상환부담이 적으면서도, 주식과 채권의 중간형태인 점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예보 관계자는 “유상증자나 후순위채권 모두 일장일단이 있지만 한쪽으로 몰리는 것은 좋지 못하다”면서도 “하이브리드채권은 안정적이고 만기가 길어 BIS자기자본비율 올리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저축은행엔 “부채로 자기자본 늘리나”
은행에 대해선 ‘신중’ 정도가 감독기관의 태도인 반면 저축은행에 대해선 ‘경고’에 가까울 정도로 신경쓰는 모습이다.
특히 감독기관에서 저축은행들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억제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후순위채권은 부채인데 부채로 자기자본비율을 늘리려 하는 것과 다름없어 자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는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인한 이자부담은 저축은행의 수익성 저하를 가속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한 경쟁심화로 신규 여신거래처 발굴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조달한 자금이 대출 재원으로 활용되지 못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후순위채권 발행보다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데다 대부분 오너중심인 저축은행들은 몇백억원씩 들어갈 수 있는 유상증자를 하기에는 오너들의 여력이 부족한 상황인데다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부담스럽다.
결국 후순위채권외에는 딱히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후순위채권조차 최근 발행된 상당수가 과거 발행물량이 만기가 돌아오면서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자기자본확충에 큰 기여를 못한다는 문제점까지 앉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