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 돼온 이야기이지만 이명박 정부는 출범초기부터 일부 청와대 참모와 각료들의 도덕성에 흠집이 있어 유난히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란 비아냥은 그냥 흠잡기 위해 지어낸 신조어는 아니었다. 분명히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자격미달의 인사들이 참모와 각료로 임명되었던게 사실이었다.
여기에 참모와 각료들의 설익은 언행으로 경제가 어려워 가뜩이나 마음고생이 심한 서민들에게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입힌 사례도 있다. 국정책임자들의 잇따른 설화가 구설수에 오르면서 이 대통령의 입지를 어렵게 한 주요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원만한 국정수행에 불필요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던 셈이다.
서울시청 앞 광장의 촛불집회가 꺼지지 않는 이면에는 국정책임자들에 대한 국민적 불신의 표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일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 대한 불만과 이후 정부의 미숙한 대처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수행능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청와대 참모와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의 사퇴는 이런 점에서 바람직한 처신이라고 본다. 정부 내의 사정이 어떠하든지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고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면 국정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거나 재신임을 묻는게 국민과 임면권자에 대한 공직자의 올바른 도리가 아닌가.
이 대통령은 최근 며칠동안 각계의 원로를 만나 민심을 듣고 자문도 받았다. 가급적 공식일정을 최소화 하고 새로운 국정구상에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민심이 어떠한 것인지, 국정수행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를 충분히 파악하고 검토했을 것이다. 이같은 의중은 곧 단행할 이명박 정부의 제2기에 해당하는 청와대 참모와 각료 인선에 고스란히 담아 낼 것으로 본다.
이번 인사가 또 다시 ‘고소영’. ‘강부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촛불집회는 햇불집회로 변모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경제살리기의 적임자로 내 손으로 뽑은 이 대통령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말없이 지켜봐 왔던 국민들까지 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민심은 그만큼 이명박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인사는 자칫하면 내 사람 챙기기로 흐르기 십상이다. 대통령 만들기에 힘쓴 동지를 챙겨야 하고 그동안 가까이 교류했던 인사들을 낙점하는 유혹을 쉽게 받기 마련이다. 엽관제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정무적 판단은 가미될 수 밖에 없는게 인사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게 아니다. 이런 사심을 조금이라도 염두에 둔 인사라면 2기 내각도 불신을 불식할 수 없다. 이미 1기 내각과 참모인선에 실패한 부분이 큰 탓에 또다시 시행착오를 겪는다면 성난 민심을 수습할 방도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작동이 가능한 모든 인사시스템을 동원해 덕망과 도덕성, 그리고 전문능력을 갖춘 인물을 등용해야 한다. 국정수행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일부 참모와 각료로 한정하기 보다 처신과 도덕성에 흠결이 지적되었거나 업무수행에 요구되는 전문지식이 떨어지는 인사는 이번 기회에 모두 바꿔야 한다.
‘낮은 자세로 국민을 모시겠다’는 이 대통령의 다짐은 이번 인사에 어떤 인물이 등용되느냐를 보면 읽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이 약속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와 각료들의 국민에 대한 다짐이지 않은가. 우리경제는 지금 자고나면 불확실성이 터져 나와 불안정한 상태의 연속이다.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는데 촌각을 아껴서야 할 때가 아닌가. 더 이상 잘못된 인사로 논란을 벌일 시간이 없다.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