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를 보이는 듯하던 달러화는 뉴욕시장에서 급격히 강세로 전환했다. 버냉키가 "달러화 가치 변화가 인플레이션 및 기대 인플레이션에 주는 함의에 주목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달러/유로는 1.56달러선에서 1.54달러까지 급락했다.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런 발언에 외환시장이 과잉반응한 것인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지의 투자담당 편집장은 칼럼을 통해 "아마도 그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물론 버냉키 의장은 외환 정책을 책임지는 재무부와 '함께' 연준 역시 외환시장의 변화를 "계속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런 발언은 외환당국자가 구두개입용으로 즐겨 사용하는 문구라 더욱 상황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특히 연준 의장이 최근 정책 변화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로 활용되는 국제화폐컨퍼런스에서, 금리정책을 담당하는 수장이 외환시장에 대해 방점을 찍어 얘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른 시장은 몰라도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버냉키의 발언이 매우 의미심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다른 시장이 버냉키의 발언을 외환시장처럼 듣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날 미국 재무증권 시장이나 무엇보다 주식시장은 버냉키의 발언을 외환시장만큼 크게 재료시하지 않았다. 버냉키는 환율 정책을 담당하는 수장이 아니며, 이날 발언이 곧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달러화 가치를 부양할 것임을 시사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것이 표면적인 내용이었지만, 환율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발언 때문에 또한 중앙은행의 초점이 경기 하방위험에서 인플레이션 위험 쪽으로 이동했음을, 조만간 금리인상 기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기조로의 전환은 아직 신용손실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자본 증강 및 단기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부담이다. 이 같은 부담을 드러낸 뉴욕 주식시장의 태도가 오히려 적절해 보인다는 것이 FT의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