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문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정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 입니다”라며 또 머리를 숙였다. 담화문 낭독을 마친 후에도 두차례 깊이 고개를 숙여 국민을 낮을 자세로 겸허하게 받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국민에게 깊이 고개를 숙인 이유는 광우병 파문과 일부 각료와 참모들의 미숙한 행정과 잘못된 처신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고 부덕한 소치라는 질책의 발로일 것이다.
담화문에서 스스로 인정한대로 이명박 정부는 국민적 기대를 저버린 어설픈 행정력을 보여준게 사실이다.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협상에 앞서 국민에서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게을리 했고 국민의 정서와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국민 건강을 그 어떤 대가와 바꿀 정부가 어디에 있으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내릴 준비를 마련해 놓고 있지 않을 정부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이명박 정부도 한미쇠고기 협상을 추진하면서 국민건강을 지키고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하기 위한 만반의 대비책을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적 정서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데 미숙한 자세를 보였던 셈이다. 낮은 자세로 국민앞에 다가가는 노력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처신하지 않았던 탓으로 보인다.
국민적 이해를 구하지 못했고 국민의 마음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미숙한 행정력을 국정초기의 시행착오로 돌려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일부 각료와 참모인선에 잘못이 있었다며 이해룰 구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후회하고 사과하고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일 일은 처음부터 없어야 했던게 마땅하다.
국정은 국정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혼자의 판단과 능력으로 운영되는게 아니다. 복잡한 시스템이 맞물려 돌아가는게 국정이다. 국정시스템은 누가, 언제 최고통치권자가 되더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구축되어 있는게 제대로 된 국가이다.
이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저와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하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약속했고, “모두가 다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우리는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라며 국정현안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약속과 의지를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국민앞에 머리를 조아려 사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약속과 의지는 국정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지켜낼 수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국회비준동의로부터 일자리 창출, 공공기관장 재신임, 정부및 공공기관 구조개혁등 각각의 현안과제는 국정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솔직히 말해 어떤 이유로는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는 모습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대통령의 권위에 손상이 가고 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게 뻔한 일이 반복되길 원하는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