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은행들이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홧헤지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이후 이를 둘러싸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두 갈래의 해석이 돌고 있다.
강 장관이 희망해왔던 원/달러 환율 1000원선에 이르렀는데도 은행권에서 환율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서 물러 서지 않자 여기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는 것이 첫번째다.
또 환헷지에 나섰다가 대거 손실을 입은 중소기업들이 생겨났고 이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은행들한테로 책임을 몰아부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 은행 사기꾼 취급, 금융인들 '부글부글'
16일 강만수 장관은 "투기세력보다 더 나쁜 세력은 지식을 악용해 선량한 시장참가자를 오도하고 그것을 통해 돈을 버는 '사기세력'"이라고 말해 은행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강 장관은 "잘 모르는 중소기업들에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다' '2~3년까지 환율이 절상될 것이다'라며 환율 헤징을 권유해 수수료를 받아 먹는다"는 지적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환율이 더이상 내려가지 않기를 바라는 강 장관의 입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환헤지를 유도하는 은행들이 말하자면 '미운털'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같은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일부 중소기업들이 환헤지로 인해 대규모로 손실을 입은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같은 책임을 은행에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일 '제이브이엠'은 통화선도거래를 했으나 예상치 못한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자기자본의 17.7%에 달하는 13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철강 기계설비 제작업체인 '아이디에이치'는 자기자본의 42%에 달하는 12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손실을 입은 일부 중소기업들도 이같은 책임을 은행들에 돌리고 있다. 일부 피해업체 관계자는 "당시 은행들은 주요 통화(유로화나 달러화)의 환율 전망이 좋으니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며 "당시 분위기는 은행들이 하자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실제 지난해 한국은행은 국내 및 외국계 6개 은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은행에서 과도하게 해지를 유도한 부분이 일부 드러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화된 사례가 아닌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은행을 비판하는 것은 '도를 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이젠 기업이 갑, 은행이 오히려 속 터져"
은행들은 강 장관을 비롯해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이 은행을 탓하는데 대해 "환헤지를 놓고 사후적으로 헤지냐 사기냐 투기냐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환율이란 게 100% 확실하게 예측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사후적으로 판단해 환헤지 후 환율이 올라 손실을 입었다고 책임을 묻는다면 기업더러 헤지를 하지 않고 위험을 고스란히 감내하라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B은행 관계자도 "은행들이 과거 기업들에게 '갑'(상전)이었다면 이제는 '을'인 상황에서 은행이 기업들한테 권유를 한다고 해서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며 "은행들이 헤지를 아무리 권유해도 중소기업들의 경우 비용 부담 때문에 하지 않으려 않다"고 말했다.
최근엔 오히려 은행 잘못으로 손실을 입었다며 이른바 "배째라"는 식으로 은행들에게 떠 넘기는 사례도 빚어지고 있어, 은행들이 골치를 썩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적지 않은 대기업들이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에 납품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관행을 일삼고 있는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의 환율상승기 때 대표적인 위험 및 가격 전가방식은 원화결제를 중단하고 달러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즉 정부가 은행을 사기꾼으로 몰고 가기에 앞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갑을'관계서 오는 횡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