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10일 금통위에서 이달 기준금리 운용목표를 연 5.00%인 현 수준에서 동결키로 결정했다. 작년 9월 이후 8개월째 연 5.00%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한은의 경기 하강 우려가 커졌다. '경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던 평가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일부 경기관련 지표들이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로 바뀌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 몇 달 전에 예상한 것보다 상당 폭 둔화할 것"이라며 "경기 상승세가 최근 들어 둔화하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여러 군데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앞으로 우리 경제를 전망해 보면 국외 여건이 상당히 나빠지고 있다"며 "당초 미국 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우리나라 실물 쪽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앞으로는 우리나라 실물경제에도 점차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 쪽에서도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소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나타난 소비 투자 생산 등 실물 지표들이 한은의 시각을 바꿔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재판매는 올 1월 4.6%에서 2월중 3.0%로 둔화됐고, 3월에도 백화점 매출과 승용차 내수 판매는 늘었으나 대형마트 및 홈쇼핑 판매실적은 부진했다.
설비투자도 1월중 -1.8%에서 2월중 -1.9%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가 33.5%에서 4.9%로 큰 폭으로 떨어졌고, 건설투자 역시 설 연휴와 기상여건 악화로 증가세가 1월 10.8%에서 2월 3.5%로 둔화됐다.
제조업 생산이 2월중 10%로 두자리 수의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계절조정 전기비로는 -0.6%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1월 7.6%에서 2월 5.9%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양상이다.
고용사정 또한 부진했다. 2월중 취업자수가 전년동월대비 21만명 증가에 그쳐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실물 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물가 상승 리스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통화정책을 결정했다.
이 총재는 물가에 대해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목표 범위를 웃도는 꽤 높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연말 쯤에는 한은의 목표 범위(3.0%±0.5%) 내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까지 하반기에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보던 전망이 연말까지로 늘어난 것이다. 원자재 가격 오름세에 대한 부담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물가와 경기,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용하겠다"며 "금리정책은 물가상승에서 오는 위험 또는 경기 하강에서 오는 위험 중 어느 쪽이 더 크냐에 따라 판단하고 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