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가 한국은행의 관리목표범위 상단인 3.5%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달에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국제 유가, 곡물 가격 등 상승 분이 시차를 두고 공산품, 공공요금, 개인서비스 요금 등에 반영되는 데다 환율 상승까지 가세해 물가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신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의 납입금과 학원비 등이 인상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했지만 지속적인 원유가 상승으로 그 효과가 반감됐다.
(이 기사는 27일 오전 8시 55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27일 뉴스핌이 국내외 금융회사 소속 이코노미스트 12명을 대상으로 3월 소비자 물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년동월비 3.76%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째 3.0%대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이며, 특히 12월 이후 4개월째 한은의 관리범위 상단인 3.5%를 초과하는 것이다.
기관별로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4.1%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제시했으며, 교보투신운용과 신영증권이 3.4%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예상했다.

◆ 정부, 물가 잡기 올인하지만
정부가 학원비와 자장면, 유류, 소 돼지고기 등 생활필수품 52개 항목을 정해 집중 가격 관리를 하겠다며 물가 잡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 품목에 대해 10일 주기로 가격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매월 1일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 후 서민생활안정 TF를 통해 가격 동향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직접적인 가격규제는 하지 않되 할당관세 적용, 유통구조 개선, 시장경쟁 촉진 등을 통해 가격안정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석유제품 등 경쟁제한적 품목, 유통비용이 큰 품목의 유통구조 개선에 초점을 두기로 했으며, 담합과 매점매석, 편승인상, 수급애로 등의 요인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정부는 앞서 이달초 올해 물가상승 전망치를 당초 '3%대 중반'에서 '3%대 중후반'으로 다소 높여잡으며 걱정 수준을 높였다. 절박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제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시차를 두고 국내 최종재나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전가되는 현상이 몇 개월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수 성격인 생산자물가는 지난 2월에도 전년동월대비 6.8% 상승해 2004년 11월 이후 3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수입물가도 2월에 22.2% 급등했으며, 원재료 및 중간재물가 역시 전년동월대비 19.3% 증가했다. 이는 1998년 10월의 20.6% 이후 최고치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격히 하락세로 반전되지 않는 한 비용요인의 최종 소비자물가로의 전가현상이 지속되면서 고물가 행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이 강화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은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상품가격의 하락이 제한되고 내수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기대 인플레이션을 완화 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물가, 통화정책에 어떻게 반영될까
국제 원유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이 이달에도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2월 소비자물가에서 반영되지 않았던 식료품, 외식비, 생필품 가격의 인상 효과가 이달에 반영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가속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계절적으로 신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의 납입금과 학원비 등 서비스물가 상승요인이 집중되고, 이사철을 맞아 전세가격이 들썩인 것도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계절적인 요인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공급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임노중 교보투신운용 이코노미스트는 “농산물가격 하락폭이 예년에는 전월대비 2% 정도였으나 올해는 해외 곡물 수입가격이 올라 그리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도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효과가 반감됐다.
소비자물가의 이같은 고공행진은 한은의 통화정책을 현수준으로 유지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의 통화정책은 미 경기 침체가 국내 수출경기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는 당분간 동결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투신운용 임 이코노미스트 역시 "한은은 당초 물가상승률이 1/4분기를 지나며 다소 떨어질 것으로 봤지만 현재 모습은 그렇지 않다"며 "물가상승률이 3.4~3.5% 수준에서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쉽게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