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일부, 연체율 오르며 건전성 우려 커져
지방의 부동산개발업자인 A씨, 상가개발관련 대출을 받기 위해 서울의 한 대형상호저축은행을 찾았다가 무안만 느끼며 발길을 돌렸다.
다른 저축은행에서 대출해주겠다고 했지만 금리만 같다면 지인이 일하는 저축은행에서 빌리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 찾았던 길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출을 거절 당했다.
창구에선 대출해 주려 하더라도 심사부에서 "PF대출은 안 된다"고 강력히 반대하는 바람에 실행이 안 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라는 감독당국의 지시가 내려온 뒤 저축은행업계가 힘겨운 건전성 지표 맞추기 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심지어 '1%라도 더 줄이자'는 구호라도 내 건 듯한 모습이다.
만기가 돌아오면 여지 없이 회수에 중점을 두고, 신규는 거의 취급을 안 할 정도로 억제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대형 저축은행인 A사의 경우 PF전문 심사인력의 30%가 관뒀을 만큼 신규영업에 불필요한 인력이 정리될 정도다.
PF로 성장한 업계가 PF때문에 휘청거려야 하는 'PF 공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자산규모가 6조원이 넘는 한국저축은행은 강력하게 PF억제에 나선 뒤 한 때 전체 여신의 42%까지 이르렀던 PF비중을 최근 32%선까지 낮췄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담보대출 및 기타담보대출을 늘려 전체여신규모는 키우면서 PF계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비중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체 여신 중 PF비중이 41%에 달하던 솔로몬저축은행은 대형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해주지 않는 물건은 거의 취급하지 않고, 만기된 것에 회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PF비중을 30% 후반까지 낮췄다.
비중이 30%초반에 머물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던 푸른저축은행조차 PF 비중을 낮추기 시작했다.
이 저축은행은 신규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최근 25%선까지 끌어내렸다. 대신 담보대출에 집중하는 등 보수적인 영업으로 돌아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강제적으로 억제하는 것도 있지만 부동산경기가 나빠 자연스레 낮아지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여전히 위기에 처해있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한신정평가는 최근 PF여신비중이 14.2%로 업계평균(25%선)보다도 낮은 토마토저축은행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지난해 들어 급격한 자산성장세에 따른 기존 여신관리부담과 부동산 PF대출자산이 증가하면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이에 따라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부담과 예대금리차 축소 등이 향후 수익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의 지난해 연말기준 연체율은 14.8%, 연체규모는 2681억원이다.
한신정평가 김영섭 책임연구원은 "PF비중을 낮추려 노력하는 것은 업계가 문제의식을 갖고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PF의 절대적 규모가 많고 시장상황이 나빠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