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들은 모든 방향에서 비난과 충고를 듣고 있는 중이다. 어떤 이들은 금융시장을 구하기 위해 보다 급격한 금리인하를 주문하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아직 그럴 정도도 경기가 좋지 않다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추가 인하를 말리고 있다.
14일 미국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지는 앞으로 연준이 얼마나 낮은 수준까지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 하는 어려운 질문에 대해 논란은 있지만, 어쨌거나 "필요한 만큼 낮은 수준까지(as low as they need to)"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는 '우문현답'을 제출했다.
그런데 비즈니스위크는 이 같은 쟁점은 연준이 지난 2003년과 2004년 사이에 금리를 크게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 실수이냐 그렇지 않으냐를 놓고 벌어지는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사단이 1%까지 금리를 인하하여 첨단기술 거품 붕괴의 충격과 테러 사태 등에서 미국 경제를 지켜낸 것이 올바랐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때문에 주택시장의 거품이 창출되었지 않느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같은 사람들은 연준이 "심각한 거품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시장의 기대와 연준의 고민
일단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큰 폭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를 바라고 있다. 3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0.50%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은 100% 반영하고 나아가 0.7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도 30% 넘게 반영했다.
금리선물시장은 기준금리가 1.75%까지 인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로버트 디클레멘트(Robert DiClemente) 시티그룹(Citigroup) 수석 미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연방기금금리(FFR)의 하단선을 2.25% 정도로 보지만, 여기서 더 인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월가 이코노미스트 중에서 가장 약세론자로 분류되는 데이빗 로젠버그(David Rosenberg) 메릴린치(Merrill Lynch) 북미담당 이코노미스트는 1%까지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금융시장에서는 악재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신용시장이 회복될 조짐은 별로 보이질 않고 있다. 은행은 팔리지 않는 기업인수용 대출 부담에 눌리고 있고 대출기준 강화로 인해 영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있다. 주택가격은 더욱 크게 하락할 전망이라 신용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고 해서 버냉키 사단이 금리를 쉽게 인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공황(Great Depression) 전문가인 버냉키는 신용 경색이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월 두 차례 공세적인 금리인하 때마다 이런 결정에 반대하는 인사들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았다.
조만간 사임하는 윌리엄 풀(William Poole)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총재와 리처드 피셔(Richard Fisher)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각각 1월 22일 및 1월 30일 금리인하에 반대했다.
이런 가운데 전 연준 이사 출신인 로렌스 메이어(Laurence Meyer) 매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Macroeconomic Advisors) 선임자문역은 "연준이 앞으로 0.25%포인트 혹은 0.50%포인트 추가 금리인하에 그친 후 올해 연말에는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강경론과 온건론의 대립
인플레이션 강경파들은 미국 경제가 근본적으로는 강력하기 때문에 거품을 다시 부풀어오르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우려한다. 또 경기침체 우려 보다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큰 상황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클리어뷰이코노믹스(ClearView Economics)의 켄 메릴랜드 대표는 지난 해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할 경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4.1%나 급등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따라서 연준이 추가로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상황과 필요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힘이 실린다.
탐 소와닉(Tom Sowanick) 클리어북파이낸셜(Clearbook Financial) 수석투자전략가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하와 부시 정부의 경기 부양책 그리고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의 지방채 재보증 제안 등이 미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대부분을 지원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버핏의 제안이 거부된다거나 해서 대형 채권보증업체의 등급이 하향조정되거나 금융기관들이 발생한 손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거나 하는 상황에서만 연준의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추가 금리인하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연준의 과도한 부양책이 또다른 투기를 양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들은 2003년과 2004년 사이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이 오류였다고 본다.
하지만 온건파적인 입장에서는 과거 초저금리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문제가 된 것은 그 이후 금리를 너무 빠르고 큰 폭으로 인상하여 시장이 제대로 따라갈 수 없게 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주택시장에 예상치 않게 큰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2005년 3/4분기부터 민간부문의 주택투자는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 이를 잘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2006년 중반까지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았다.
통화정책 변화가 경제에 완전히 그 효과를 다 발휘하려면 약 12개월~18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아직도 주택 경기 조정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2006년 들어서 금리를 올리고 있을 당시 공식 거시지표가 주택시장을 너무 좋게 보여준 것은 문제였다. 2005년 4/4분기에 신규주택착공규모는 무려 11%나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었지만, 나중에 수정하고 보니 당초 지표 결과의 절반 정도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금리인상은 또 왜곡 효과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대출기관들은 금리가 오를 때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고 대출기준을 완화했던 것이다. 결국 대출기준이 느슨했던 2006년과 2007년 사이의 모기지대출에서는 연체률이 크게 높은 것이 뒤늦게 확인되고 있다.
◆ 연준, 비판 일축.. 함의는
연준 관계자들은 2004년 이후 2006년까지 금리인하가 과도한 것이라는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5.25% 금리도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물론 이들은 스티븐 로치와 같은 사람들의 '거품 창출' 비판도 수용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중요하다. 그래야 버냉키 사단은 경제가 필요로 한다고 판단할 경우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연준이 얼나마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필요한 수준까지 낮게"라고 보는 것이 정답일 것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결론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