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 아시아와 유럽의 증시 폭락 배경에 대해 오판하고 너무 서둘러 금리를 인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비판이 올바른 것이라면 연준은 성급한 결정을 내린 셈이고, 다음 주 정례 회의 때 금리를 다시 한번 크게 내리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직후에도 시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는 했다.
이는 다음 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하게 결단을 내려 오히려 시장에 굴복했다는 인상과 또한 긴급 회의에 따른 상황의 긴박성을 잘못 전달할 수 있다는 데 근거한 지적이었다.
하지만 목요일에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 이하 속젠)이 대규모 사기로 인한 손실을 발표,, 주초에 이와 관련한 상품 포지션을 대거 처분할 사실까지 알려지자 이 비판은 훨씬 더 크고 새로운 모양새로 다시 제기되기 시작했다.
주가 폭락이 미국 경기침체와 대규모 금융손실에 대한 우려보다는 속젠의 포지션 처분에 따른 것이라면, 연준의 긴급 금리인하 결정은 섣부른 것이란 얘기다.
설사 연준이 잘못 판단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제대로 된 상황의 인지 능력이나 인내심, 시장에 대한 동요 등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는다.
◆ 중대한 사태 인식 못하고 의사결정했나
속젠은 지난 주말에 이막대한 내부자 거래사기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포지션을 인식하고 상품 포지션을 미리 청산하기로 판단, 주초에 프랑스중앙은행에 보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버냉키 등 연준 관계자들은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 때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만약 주초 유럽과 아시아 시장의 폭락이 속젠의 포지션 매물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면, 따라서 버냉키의 연준 사단이 판단한 대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이번 긴급 금리인하는 오판에 근거한 결정이 되는 셈이다.
25일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 관계자는 속젠의 조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해도 자신들은 경기 하방위험이 커져서 금리를 인하했던 것이며 증시 급락을 그 징후로 봤는데 크게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자신들을 방어했다고 한다.
특히 이 관계자는 연준이 주가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특정한 견해가 없으며 다만 전반적인 경제전망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입장을 방어한다고 해도 연준이 이번 주초 주가 급락에 대해 과도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주가 급락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어 대응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만약 주가 급락이 특수한 사정 때문에 발생한 것인 줄 모르고 그렇게 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과거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버냉키 풋(Bernanke Put)'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런 비유는 풋옵션(Put Option)이 가격 급락에 대비하는 장치가 된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연준이 주가가 하락할 때 너무 쉽게 동요하고 또 굴복한다는 비판적 의미가 숨어있다.
◆ 거짓신호 여부는 미지수.. 연준 판단, 결과로 평가될 것
물론 속젠의 행위가 월요일 아시아 시장에서부터 시작해 그날 유럽과 다음 날 아시아로 이어진 주가 폭락 사태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연준 관계자들은 주초 주가 폭락이 자신들의 긴급 금리인하 결정의 중요한 동기가 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할 수 있다. 이미 올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주말에는 채권 보증업체의 등급 하향조정으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소 위험을 무릅쓰고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려 대응하는 것이 조금 내렸다가 봉변을 당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었다고 연준 관계자는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맞는다면 다음 주 정례 FOMC에서도 연준은 추가로 큰 폭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속젠으로 인해 유발된 사태에 대해 연준이 오판했다는 비판이 맞는다면 다음 주 연준이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지기 때문이다.
연준의 오판 여부는 결과가 말해 줄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하게 금리를 크게 내렸다면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서 다시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할 것이며, 경기가 더 악화된다면 이번 결정은 올바랐다는 것이 상황으로 확인되는 셈이다.
마틴 펠드스틴(Martin Feldstein) 하버드대 경제학교수는 버냉키 의장이 금리인하를 하려면 1월 10일 경기침체 우려 발언을 내놓았을 시점에 했어야 좋았을 뻔 했다고 지적하면서, 하지만 그 때를 놓쳤으니 이번 글로벌 주가 급락에 대처한 것은 "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잘한 일이라고 본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이번 올바른 '인식(Perception)' 여부를 둘러싼 문제 제기는 버냉키 의장의 향후 행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비앙코 리서치(Bianco Research)의 제임스 비앙코 대표는 신용 경색에 대한 창조적인 접근방식을 보자면 "버냉키는 21세기형 의장으로 지명될만 한 사람"이라면서도, "자신이 실제로 하는 행동과 반대되는 정치적 연극도 연준이 하는 일의 일부를 구성하는데, 이 연극에서 크게 실패한 경우 제대로 될 일조차도 이런 실패에 가려져 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