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하반기에는 어떨까? 월가 구루들은 연말까지는 미국 거시지표가 회복되고 2009년 경기 및 실적 회복 기대가 주식시장에 선반영되는 장세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배런스 온라인(Barron's Online) 최신호는 2008년 라운드테이블 회의에 참석한 12명의 월가 구루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대홍수가 끝난 뒤(After th Deluge)"라는 제목을 달았다.
◆ 경기는 부진 혹은 완만한 침체
지난 해 라운드테이블에서 유일하게 신용위기 발생을 예고했던 핌코(PIMCO)의 빌 그로스는 "부진한 성장 혹은 완만한 침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세계경제를 구분해서 볼 것을 전제로 하면서, "미국 경제는 이제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1990년대 주식이나 이후 주택시장과 같은 고전적인 자산의 인플레이션이 불가능해지면서 미국 경제는 오랜 기간 제로(0) 혹은 그 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지프 코언은 "경기침체는 피해갈 수 있을 것이란 것이 우리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혔지만, 이 발언을 내놓은 지 이틀 만에 '완만한 침체'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사실 코언은 아직 주택시장 문제가 해결되려면 멀었고, 이것이 전체적인 경제성장에 중대한 방해물이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지만, 상황은 올해 말부터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기업부문의 실적이 과거 경기침체가 발생할 때보다 훨씬 양호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기업들의 재고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고, 재무구조 역시 건강하다는 점도 주목했다. 미국 가계는 너무 많이 빌려서 과소비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기업을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비록 기업의 이윤마진이 고점을 지나기는 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조정 폭이 얼나마 되며 또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에 있으며 자신은 올해 말부터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코언은 강조했다.
다만 그녀는 2008년 기업실적 전망은 신뢰하기 힘들다며, 그 동안 S&P500 기업의 올해 실적전망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의 경우 하향조정을 했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제대로 수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차이는 최근까지 주가에 반영되었다는 것이 그녀의 입장이다.
맥컬래스터는 "지난 연말 시장의 컨센서스 기준으로 보면 올해 S&P500기업의 주당 순익 전망치가 105달러에 이르지만, 자신들이 보기에는 90달러~95달러 정도가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줄라우프는 자산가격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과소평가되어 온 것 같다며,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6배 수준인 주택시장의 변화는 경제에 급격한 승수효과를 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택가격은 평균 10% 정도 하락했으며, 앞으로도 15%~20% 정도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지금 미국 경제가 기술적으로 침체에 돌입한 것인지는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미국 경제의 세계경제와의 디커플링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적도 없고 이번에도 그럴 것 같지 않다"며, 과거와는 다르겠지만 중국의 성장률이 2%~3% 정도 줄어들 정도로 여전히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커플링'과 관련해서는 서로 다른 입장에서 지적이 제기됐다. 가벨리는 중국이나 일본이 여전히 양호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고, 힉키는 주택거품은 사실 전세계적인 현상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줄라우프는 주택문제는 앵글로색슨 경제와 스페인 정도가 가장 크지만 경기둔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대답했다.
그로스는 미국 경제가 제로 성장에 그친다면 나머지 경제가 영향을 받겟지만, 가장 영향을 크게 받는 쪽은 금융을 기반으로 한 경제가 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영국'을 들었다.
한편 아트 샘버그는 앞으로 30년간 신흥시장의 중간계층의 비중이 10%에서 50%로 늘어나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며, 이 때문에 세계경제가 둔화되더라도 성장이 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5년~10년 사이에 중산층이 세 배로 늘어날 것이며, 이들이 더 많은 소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코언은 미국이 유럽과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렸고, 유럽의 확장은 가계가 아닌 유로존 자체의 교역 증가에 기인한 바 크며 유로화 강세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유럽이 생각보다는 성장세가 완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택 모기지 부문의 조정이 길어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했다. 문제는 이제 막 시작한 것이며 시장은 아직 얼마나 많은 자금수혈이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샘버그는 경고했다.
주택모기지에서 자동차, 학자금대출 등으로 문제가 퍼져나갈 가능성, 신용카드 위기사태가 불거질 가능성도 우려됐다.
더이상 주택담보 여력이 없어진 가계에 대해 샤퍼는 "모기지분야에서 발생한 일종의 대규모 마진콜 사태와 같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 재정 및 통화부양책 기대.. 그 수준이나 효과는 의문
화제는 자연스럽게 연준, 재무부 그리고 백악관의 정책적 대응으로 이동했다. 워싱턴이 구제에 나설 것인지, 그리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화두로 부상한 느낌이다.
그로스는 대선 때문에 재정정책에 크게 기대할 것이 없는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자신들의 원칙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노력은 지금과 같은 시장 여건에서는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비관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코언은 그로스의 분석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자신이 보기에는 민주당이 중산층 및 저소득층 가계에 집중된 지원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고 공화당은 이에 대해 반대함으로써 함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경기약화로 인해 주 및 지방정부 세수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정부의 지출 및 인력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 해 선전한 마크 파버가 입을 열었다.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는 훨씬 더 큰 문제의 징후일 따름"이라며, "지난 25년간 축적된 자산 거품의 붕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세계 모든 곳을 갈 때마다 호황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파버는 "지금 정부 통계가 올바르다면 미국은 이미 경기침체로 접어든 상황"이며, "나머지 세계경제는 금융의 연관성이 높아지면서 상당한 둔화 양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6.5%에서 1%까지 내린 후 경기가 회복되는 3년 동안 이를 유지함으로써 거품을 유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금은 거품과 부채가 줄어드는 시기이며, 이는 경제성장이나 금융시장 그리고 공업용 원자재에 불리한 여건이지만 달러화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보인다고 파버는 주장했다.
블랙은 연준 정책의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근원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는 더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카터 정부 때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떠오른다. 케네디 정부와 같은 신케인지언적인 조세 삭감과 같은 부양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인하는 악순환을 창출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고 원자재값이 강세를 보인다면 가처분소득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히키는 버냉키의 대공황에 대한 대처식 유동성 공급 정책은 자산인플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국인 95%에 더욱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논쟁은 경기침체가 좋으냐 아니냐로 이어지기도 했다. 블랙은 어쨌든 경기침체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파버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예상되며, S&P500 기업 순익이 70달러~80달러까지 줄어들고 주가가 타격을 받으면 오히려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식으로 주장했다.
블랙은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살리기 위해 일시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며 약 2100억~25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정책 부양책을 제시했지만, 파버는 투자가 아닌 소비에 집중한 정책은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공화당은 부자에 대한 영구 조세삭감이 없으면 중산층에 대한 조세삭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지만, 민주당은 이런 공화당의 입장에 반대할 것이라며 재정정책에 기대를 걸 것이 없다고 반복해서 주장했다.
◆ 올해 미국 증시 전망 낙관적, 국채보단 회사채가 매력적
올해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한 구루들이 많았다.
맥컬래스터는 금융주, 특히 은행주가 적정수준인 것 같지만, 당분간 현금을 쥐고 좀 더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전체 주식시장은 다소 어려운 때가 있겠지만, 기술주 일부가 크게 오르는 등 연말에는 지난 해 종가에서 크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고 그는 전망했다. 특히 금융주는 6.5%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가벨리는 해외에서의 실적과 금융시장의 개선으로 인해 S&P지수가 지지되면서 5%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침체인데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보느냐는 힉키의 지적에 대해, 가벨리는 "10년 재무증권 수익률이 3.9%인데 이것이 4.40%까지 오른다고 생각해 보라"며, "훨씬 더 낮은 현재에서 기초해서 미래 가치를 도출하는 셈"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로스는 "주식가치는 세 가지에 기초해서 예측되는데, 그것은 기업의 순익 레벨, 이 순익 레벨의 변동성 그리고 실질금리 수준이다. 가벨리는 금리를 언급했지만 '실질'금리에 대해서는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동성이 이렇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5년물 채권의 실질금리는 2%에서 1%를 약간 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10년 국채는 어떠냐고 하지만 이 경우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결국 기업실적이 낮아지고 더 불안해진다고 하지만, 더 낮은 금리로 할인된다고 본다면 이것이 주식의 미래가치를 부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버는 지난 해 미국 증시가 오르기는 했지만, 유로화로 계산하면 S&P500지수는 2000년 고점에서 45%, 나스닥지수는 60% 조정받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금 시세로 환산한다면 더욱 극악한 결과가 나온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보자면 미국 경제는 장기간 침체를 기록한 셈이 된다며, 이 때문에 올해 미국 주식시장은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미국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 아니라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에 비해 덜 떨어진다는 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파버는 "미국이 침체에 빠지더라도 중국은 5%~10%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커플링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금융시장은 그럴 수가 없다"고 경고했다.
오스카 샤퍼는 지난 해는 약세장과 같은 느낌으로 롱포지션보다 숏포지션이 돈을 벌었지만, 올해는 투자자들이 정서가 워낙 약세에 기울다보니 오히려 반대 양상이 전개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숏포지션보다는 롱포지션에서 돈을 벌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2007년에는 차입매수(LBO)가 시장을 지지했다면 2008년에는 국부펀드가 동일한 지지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상반기는 어렵겠지만 연말까지로 본다면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메릴 위트머는 지난 해에는 주식시장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며 추천주도 하이넥켄 한 종목만 내놓았지만, 올해는 8개~10개 정도의 추전주가 있을 정도로 시장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현재 시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가치면에서 약 10%~15%의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랙은 S&P500기업 순익이 지난 해 87.50달러에서 올해 약 5% 줄어든 835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본다면 현재 시장의 PER는 16배로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적정한 수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역시 올해 상반기는 어렵겠지만, 올해 주식시장이 랠리를 구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의 실질 성장률 1.5%가 예상되며, 재정 및 통화정책 상의 부양정책이 기대된다고 그는 말했다.
블랙은 하반기 경제가 좋아지면 주식투자자들은 다시 더 나은 2009년을 생각하게 될 것이며, 이런 기대가 하반기 증시를 부양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벨리는 올해 주식시장이 약 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역시 LBO처럼 국부펀드와 같은 전략적인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샘버그는 투자자들이 항복을 선언하고 있어 앞으로 지난 해 연말 종가대비 약 10%내지 15% 정도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상반기 이 같은 조정 이후 하반기에는 약 10% 랠리가 전개되면서 연간으로는 약 5% 정도 조정에 그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줄라우프는 상반기 중 주가가 15%는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 정부의 부양책이나 금리인하로 인해 3/4분기부터는 랠리를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연말 주가 수준은 예측하지 못했다.
골드만의 코언은 '원래 이건 우리가 늘 하는 일'이라며 구체적인 목표수치를 제시했다. 올해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1675로, 다우지수는 1만 4750선으로 봤다.
그녀는 지난 해 자신들이 제출한 목표치가 6월에 달성된 이후 좋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며, 올해는 연말에 거시지표가 개선되면서 2009년 경제성장 및 실적 회복 기대가 반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위험이 감안된 할인현금모형을 사용해 주가 목표를 도출한다며, 골드만의 순익전망은 역사적인 추세를 밑돌고 있는 수준이며, 실질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고 투자자의 위험회피 수준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코언은 올해 경기가 얼마나 좋지 않을 것인지는 논란의 대상이며, 고용시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대폭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녀는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지난 해는 스프레드가 너무 낮아 위험이 높은 채권에 대해서는 우려했지만, 이제는 스프레드가 급격히 증가해 국채에 비해 회사채에 매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국채시장이 양호할 것으로 보지만, 올해 전체로 본다면 등급이 높은 회사채 쪽이 좋아 보이며, 이런 면에서는 회사채보다는 주식이 더 좋을 것 같다"고 그녀는 말했다.
이런 코언의 주장에 대해 핌코의 그로스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고수익 채권도 원금에서 3% 정도를 까먹어도 스프레드 550bp가 보상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로스는 "현재로서는 2년물 국채금리가 2.75% 수준으로 재무증권 시장에 별 매력이 없다. 금리가 1%포인트 더 인하되더라도 2년물 국채금리는 1.75%로 총투자수익률은 4.5%~4.75%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고수익채권은 매력적이기는 해도 원금손실 우려가 있어 문제"리며, "결국 그 가운데로 지방정부채와 투자적격 회사채가 대안으로 부상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