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간담회의 상황은 예견된 것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들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인수위측의 주 공격수는 강만수 인수위 경제 1분과 간사였다. 그는 한은법 개정 당시 재경원 차관으로서 금융정책의 주도권을 넘기지 않으려는 입장에 서 한은과 악연을 맺었던 사람이다.
강 간사는 전날 열린 한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한국은행도 정부 조직 중 하나인 만큼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의 독립은 정부 내에서의 독립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주장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미국 연방정부제도이사회는 대통령이 매주 주재하는 경제회의에 참석하는 등 행정부 정책을 최대한 반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성태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원칙론'으로 단단한 수비망을 구축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독립성이 달라지는 건 없다"며 "(통화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7명의 금통위원들이고, 이들이 합의된 의사를 도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가 어느 시점에 어떤 발언이나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문제"라면서 "누구의 판단을 참고하느냐 하는 것은 중앙은행, 금통위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해야 할 목적, 실행, 절차가 다 있다"란 말로 매조지했다.
또 이 총재는 한은의 지배구조와 함께 "중앙은행에 대한 통제나 견제는 다원적이 복잡하기 때문에 누구는 누구의 지시를 받는다 또는 승인을 받는다는 식의 통제체계에 중앙은행을 넣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인수위와 한은의 충돌 1라운드는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닐 거라는게 중론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살리기'를 모토로 7% 성장 등 강한 성장 드라이브 정책을 밀어부친다면 한은과의 충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는 그동안 물가 안정과 투기 억제를 위해 시중 유동성을 죄어야한다는 데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둘 다 놓칠 수 없는 정책 목표가 어떻게 조화롭게 실현될지 시장과 국민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