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회장이 지난 주말인 23일 제주도 모 골프리조트에서 기자들을 초대해 간담회를 갖고 사견임을 전제로 자신은 삼성특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허 회장은 이날 "삼성측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이기를 바란다"며 "특검은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와 정치를 자꾸 연결시키려 하지말아야 하고 경제를 살리려고 해야 한다"며 "삼성 특검은 어떻든간에 우리 기업들을 대외적으로 망신시키는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어 자리를 옮겨 식사테이블에서도 "(김용철 변호사가)무엇 때문에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의를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말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완전히 재벌들을 위해 '먼저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나아가서 우리 사회에 반재벌, 반기업정서가 번지는 것을 우려한 주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삼성특검에 관해서 재벌들의 생각이 일반 시민들의 관점과 180도로 상반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보기드문 좋은 예다. 대부분의 재벌들은 삼성특검의 불똥이 어떻게든 재벌들에게 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삼성특검 반대의견 표명은 재계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며 재계의 삼성특검 저지 또는 무마운동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허 회장의 주장을 상당히 비중있게 다뤘다. 일부 신문에서는 사설로 삼성특검에 대한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를 강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벌이라고 특검의 성역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 모든 사람들의 공감대다. 아무리 재벌이라고 해도 어차피 맞을 매라면 좀 더 빨리 맞고 털어버리고 가는 것이 나중에 더 잘 될 수 있는 비결이다.
검찰도 청와대의 압력이나 대선의 부담에 흔들리지 말고 할 일을 제대로 해서 특검에게 넘겨줘야 한다. 일개 재벌 회장의 사설에 절대로 휘둘릴 이유가 없다.
사실 이날 허 회장은 기분이 좋았는지 스스로 '오버'한 느낌이 드는 멘트를 많이 날렸다. 그래서인지 그룹 관계자들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평소의 우리가 보아왔던 허 회장 답지 않은 대단히 파격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의 양복이 명품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옷은 자신이 산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마사이 운동화 애호가라면서 허동수 GS칼텍스회장보다 자신이 더 먼저 신었는데 허동수 회장만 더 유명해졌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재벌 회장에게 돈자랑은 쉽게 끊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마치 자신은 와인 한 잔 한 듯이 속이 후련하게 이 소리 저 소리 멘트를 날렸지만 사실 이를 지켜보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은 황당하다.
이날 재벌 회장의 이러한 발언도 객기에서 나온 것이었기를 바란다. 더 이상 재벌들의 사견임을 전제로 한 넋두리에 우리 사회가 귀기울일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