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일 12시 20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유럽 경제성장 모멘텀, 내년엔 둔화? 쟁점 1
최근 유로존이 글로벌 금리인상 추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분간 경기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ECB 정책 결정자들은 계속 하반기까지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으며, 또한 인플레 상방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중이다.
앞서도 보았듯이 지난 1/4분기 유럽 경제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넘어섬에 따라 주요 기구 및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부분 상향조정했다. ECB 또한 6월 회의 이후 올해 경제 및 물가전망을 이전에 비해 높여 잡았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판단 외에 독일 경제가 유럽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란 기대가 강화되었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당초 전문가들은 독일이 부가가치세율(VAT)을 16%에서 19%로 인상함에 따라 민간소비가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독일은 1/4분기 성장률이 전년대비 3.6%에 이르는 등 견조한 모습을 드러냈다.
일단 소비 감소세가 생각보다 완만한 가운데, 건설 및 설비투자가 강하게 증가하면서 이런 효과를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점차 증대하고 있는 조짐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당국은 기존 금리인상의 효과가 상당한 시차를 두고 발생할 것임을 감안하기 때문에 내년 경기 전망은 좀 더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주요기구나 유럽 당국 그리고 투자은행들은 대부분 2008년에는 유로존이나 영국 모두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주요 투자은행들의 유로존 경제성장 전망은 아래와 같다.
특히 영국 경제는 지난 해 여름부터 최근까지 100bp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이 소비경제에 미칠 영향이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이미 경기 억제적인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5월 유로존 주요경제의 산업생산 활동이 생각보다 완만하게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성장 둔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독일 소비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다고는 하지만, 여타 생산활동의 약화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도 같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미국 경제의 서브프라임 사태의 파급효과가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글로벌 금리 및 유가 상승세가 '불확실성' 요인으로 부상했다.
중앙은행은 향후 경기 하방리스크가 발생하게 되면 더이상 금리인상보다는 긴축 성향을 고수함으로써 기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거시지표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단계로 이행한다.
경제전문가들은 유로존 기준금리가 4.50%이면 경기 억제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하기 때문에 이 지점부터는 연준과 마찬가지로 관망(wait and see) 혹은 동결지속 전략으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실제로 트리셰 총재가 'very closely'란 표현을 6월부터 'closely'로 변경한 것이 주목되며, 이것이 앞으로 긴축속도를 다소 늦출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장도 그 가능성을 거의 확실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게 됐다.
◆ 유로강세 이제는 받아들인다? 쟁점 2
지난 해 여름까지만 해도 유로화 강세는 ECB에게 '이중구속'이었다.
이미 통화 평가절상이 간축효과를 가지고 있고, 또 수출경제를 감안하자니 유로화가 강세인데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해 G7회담에서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일제히 유로 강세 및 엔 약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선 바 있다.
그러나 회담 결과 구체적인 불만이 반영되지 못한 채 "일방적인 베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식으로 다소 우회적인 접근태도가 결정됐다.
일본 엔화의 전반적 약세, 특히 캐리 트레이드 지속이 좀 더 큰 틀에서 문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 문제의 해결이 또한 유로 강세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 같은 태도는 올해 G7 회담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지난 해 유로 강세를 문제 삼았던 독일 재무장관은 개인상의 이유를 들어 회담에 불참했다.
지난 해만 해도 유로/엔은 140~150엔 범위에 머물고 있었고, 일부 투자은행들이 적정환율이라고 주장한 120~130엔 범위에서 크게 멀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들어 유로/엔은 약세를 지속하더니 160엔을 돌파하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더니 이제는 170엔 대를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ECB를 중심으로 유로화 강세에 대한 태도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일부 정부당국은 실업률 문제를 들면서 ECB에게 유로화 강세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ECB 관계자들은 "유로 강세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환율은 경기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고, 통화 가치 절상이 자체로 긴축여건을 형성한다는 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보는 듯 하다.
참고로 주요 투자은행들은 향후 12개월 전망으로 유로/달러가 1.35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는 등 유로화는 추가적인 강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아, 당분간 안정세를 구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유로존 당국자들의 태도 변화는 몇 가지 새로운 상황인식을 배경으로 하는 것 같다.
먼저 다수 국가들이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유로화 강세가 교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치고 있다는 증거가 별반 발견되지 않았다.
교역에 관련해서는 유럽의 수출입이 유럽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폭이 66%에 이르고 유로존이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 때문에 환율 변화가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로 강세가 교역에 타격을 주는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로/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교역수치는 견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독일 무역수지 흑자는 176억유로로 시장의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왔다. 실제로 EU가 평가한 2006년 초반 이래 유로화 절상 폭은 4% 정도로 완만한 것도 사실이다.
한편 다수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추세를 통해 유로화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고, 이는 부분적인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다.
유럽 통화동맹에 편입되지 않은 중앙 및 동부유럽 국가들도 다수가 유로화 페그제를 통한 경제안정을 추구하는 등 유로존 외에 약 30개 국가들이 유로페그 혹은 부분적인 유로 페그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유로블럭이 형성된 상태고, 특히 러시아와 중동에서 유로화 비중을 높이는 움직임이 확연하다.
이 가운데 "강한 달러가 국익에 부합한다"는 미국의 표현처럼 유럽은 "1달러 가치가 1달러면 1유로 가치는 1유로다"는 표현으로 유로권 경제와 유로 블럭의 지위를 암암리에 집약해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최근 유럽 의회는 유로화 단일 결제시장을 구축하는 계획을 지지했다. 이는 분산된 국가별 지급결제 시스템으로 인한 장벽을 허무는 계획으로, 이를 통해 약 500~1000억유로의 소비자 후생이 발생할 것이란 평가도 나와있다.
ECB는 최근까지 유로화의 역할에 대해 평가하면서 2005년 중반부터 2006년 채권 및 증권 그리고 예금시장 및 외환거래 등에서는 유로화 역할이 도입 이래 처음으로 약간 줄어들었지만, 지급결제나 외환보유액 내에서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약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구체적인 수치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사실 유로화는 이 부분에서 생각보다 좀 더 큰 역할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