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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J의 새로운 정책적 틀: 쟁점 1
BOJ의 새로운 통화정책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 하나는 '중장기적인 물가안정에 대한 이해'로, BOJ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 0~2%, 그 중심으로 1%를 이 같은 판단의 내용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두 가지 단면(혹은 전망)에 기초한 상황의 점검이다. 물가 안정 속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어지고 있는지 여부의 검토를 ▲ 가장 개연성이 높은 중기 경제 및 물가전망에 기초해서 평가하고 ▲ 나아가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했을 경우 경제와 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 면에서 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 후자의 경우 BOJ가 제출하는 반기 경제 및 물가전망 보고서에 대한 현실성 평가가 첫 번째 단면이라면, 현행 저금리 정책이 기업 등 경제주체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경기 및 물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나 해외경제 둔화 및 여타 요인들에 의해 경기와 물가가 정체하게 될 위험 등을 고려하는 것이 두 번째 단면이다.
이러한 전체적인 틀을 기초로 한 정책의 운용은 '포워드 룩킹' 이란 한 가지 단어로 집약된다. 이는 통화정책의 변화가 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당면한 경기와 물가보다는 향후 추세를 최대한 읽어내면서 이에 대응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같은 BOJ의 새로운 정책 틀 자체가 커다란 쟁점을 형성한다.
먼저 '물가안정에 대한 이해'라는 것은 물가안정목표제와는 성격이 틀리며, 따라서 0%~2%라고 제시된 수치도 구속력이 없다. 당장 일본 소비자물가지수가 이 범위 밑으로 하락했지만 금리인하 논의는 제출되지 않았다.
나아가 과연 제로%를 안정범위 판단에 굳이 포함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4월 반기 보고서가 제출된 이후 시장 일각에서는 정책심의위원들 사이에서 하단을 놓고 논쟁이 발생했다고 전했는데, 아직도 미해결 문제다.
한편 두 개의 단면을 중심으로 정책기조를 평가해 나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린스펀의 연준이 정책경험을 통해 만들어낸 "리스크 관리" 면을 추종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운용방식은 어떤 식의 정책을 단행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BOJ는 거시지표 결과 뿐 아니라 시장참가자들의 정책에 대한 반응 역시 한 가지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시장이 형성한 금리여건을 토대로 정책을 운용할 경우 금리조절 시기가 너무 빠르거나 너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가 당국의 의도에 비해 너무 과도학 앞서갈 경우나 시장의 금리인상 판단이 당국에 비해 뒤처져있을 때에는 알맞은 금리조절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 오르지 않는 물가 당혹, 평평한 필립스곡선 쟁점 2
BOJ는 최근까지 경기가 지속적으로 확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르지 않고 하락추세를 보이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물가가 예상대로 완만해지지 않는 상황에 당혹해하는 미국 연준과 정확히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후쿠이 총재도 물가 동학의 불확실성과 필립스곡선의 평탄화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가장 큰 이슈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미 연준은 실업률과 물가 사이의 관계 변화에 대한 인식이 최근 통화정책의 운용에 있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반복해서 설명해왔다.
특히 미시킨 이사는 올해 4월 한 연설을 통해 "물가안정 수준에 걸맞는 인플레율을 신속하게 회복하려고 하면, 필요이상으로 경기를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며, 물가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필연적이지만 이는 "경기를 해치지 않는 속도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즉 필립스곡선이 평평해진 상황에서는 물가가 안정범위에 있는 경우 경기가 다소 변동하더라도 물가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게 되며, 반대로 일단 물가가 안정범위를 벗어나게 될 경우 이를 다시 안정권으로 끌어 내리는데 필요한 비용(혹은 희생)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편 이 같은 필립스곡선의 모양은 길게 보면 변화될 가능성이 있어 정책당국을 또다른 '불확실성'에 노출시키게 된다.
필립스곡선이 평평해 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제시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가설은 규제완화나 세계화에 따른 경재의 심화 등으로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하락했다는 것이며, 또다른 가설은 디스인플레(disinflation) 여건 하에서 기업의 후퇴를 지적하고 있다.
◆ BOJ의 경기 물가 관측 오류? : 쟁점 3
기존 양적 조절에서 콜금리 조절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책운용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고, 계속되는 불확실성 및 수동적 자세로 인한 시장과의 대화 부족 등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BOJ는 새로운 정책운용의 틀을 두 가지 '전망' 혹은 축에 기초한다고 밝혔는데, 여기서 중심은 지속 성장과 물가안정 전망 혹은 목표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틀은 '정확한 중기 경제 및 물가 예측'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이 되었다. 또 예측은 특히 시장의 기대에도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BOJ는 사실상 수동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 해 연말과 연초 회의에서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금리를 동결한 BOJ는 2월에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부총재의 금리인상 반대를 무릅쓰고 금리인상을 감행하는가 하면, 하반기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시그널을 보내지 못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중이다.
지난 6월 초 하야카와 조사국장이 교체되고 난 뒤 최근들어서 정책심의 위원들의 고백에 의해 확인되는 것이지만, 아마도 BOJ는 정확한 경기 및 물가 예측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올해 4월 제출한 반기 경제 및 물가전망 보고서에서는 물가전망이 크게 후퇴한 것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이를 감안한다면 경기가 일시 정체하고 유가 때문에 물가가 하락하는 와중에 BOJ는 4월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일부러 2월에 금리를 올린 셈이다.
상반기 금리인상 시기를 놓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정책 혼선이 예상되기 때문에, 후쿠이는 "물가가 마이너스라도 금리는 인상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식으로 시장의 의구심을 무마했다.
이런 태도는 이후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을 운용하면 안 된다"는 태도로 약간 수정되었다. 후쿠이 총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토지가격 상승과 엔 환율도 고려해서 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지금 지가나 환율을 주목한 것은 정책 틀의 첫 번째 관점서 두 번째 의 리스크 판단으로 강조점을 이동시킨 것이다.
올해 2월부터 3월 사이에 발생한 금융시장의 조정과 5월 이후 다시 불안정해지고 있는 시장의 여건을 감안할 때 그 동안 과잉유동성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훼손될 위험이 커졌다.
이는 BOJ의 두 번째 정책전망의 틀이 바로 엔 캐리 트레이드로 집약되는 것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 엔 캐리 트레이드: 쟁점 4
BOJ가 금리를 빠르게 올리지 못하는 배경에 바로 엔 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 가능성 우려가 놓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후쿠이 총재는 "금리전망이 급격하게 변화될 경우 엔 캐리트레이드가 빠른 속도로 청산될 위험이 크며, 이는 다양한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엔 캐리트레이드가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증가하지 않도록, 또한 청산이 발생하더라도 완만하고 무리없이 전개되도록 하기 위해" 시장과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잘 의사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제결제은행(BIS)은 제 77차 연차보고서에서 자유로운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소 비정상적인 면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BOJ의 추가 금리인상이 이런 점에서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진짜 문제는 투자자들이 엔화가 충분히 강세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확신에 있다며, 1998년 엔화가 불과 이틀만에 10% 강세를 보인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이 대단히 큰 손실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BIS는 여기서 글로벌 경제의 외부 충격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강조했다. "아직도 일국 정책당국이 혼자서 문제를 처리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따라서 이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