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이틀 연속 오르며 920원을 회복했다.
정부의 단기 외화차입 규제 가능성이 재부각되면서 달러 수요가 폭발했다.
숏 마인드가 우세한 상황에서 스왑시장 가격이 급락하자 숏커버가 발생했고, 역외매수와 주식역송금 수요도 가세했다.
일단 차트상 917원선에서 단기 바닥은 형성된 것으로 보이고, 이후 움직임은 스왑시장이 안정되느냐 여부에 달린 분위기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10원 오른 922.00원으로 마감했다. 달러/원 선물 7월물은 전날보다 2.00원 올라 921.00원으로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0.40원 내린 919.50원으로 출발한 후 918.0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한 때 924.00원까지 오르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일중 변동폭은 전날(3.10원)보다 크게 확대된 6.00원을 나타냈고, 은행간 거래량도 다시 100억달러를 상회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등 장 초반에는 매도 심리가 강했다.
그러나 전날 채권시장을 출렁이게 만든 정부의 단기 외화차입 규제 가능성이 단순한 루머가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알려지면서 스왑시장이 거의 패닉상태에 빠졌다.
안세준 재경부 국제조세과장은 뉴스핌과 전화통화에서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단기 외화 차입에 대한 과세특례(본지점 차입시 자기자본의 6배) 조치의 개선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통화스왑(CRS) 금리가 급락했다.
숏 포지션이 우위인 상황에서 달러 수요 요인이 강하게 부각되자 숏커버가 발생했고, 역외매수와 주식 역송금 수요까지 가미되면서 장중 한 때 924원까지 급등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러나 과세특례 축소의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해 시간이 걸리고, 재경부 허경욱 국제금융국장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책을 찾겠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장 막판에는 상승폭을 축소하며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외화차입 규제로 은행권의 달러차입이 힘들 경우 은행권이 자금헤지를 못함에 따라 조선업체 등의 수출 네고를 받아주지 못할 경우가 생길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실제 이날 은행들이 자금쪽이 꼬일 우려가 있자, 조선업체들한테 호가를 주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은행권의 달러자금이 모자랄 경우 해외수주가 활발하고, 특히 2-3년 이상 장기 계약이 많은 조선업체들은 은행권이 수출 네고를 받아주지 못함에 따라 환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게 된다.
조선업체들의 수주 호조와 선물환 매도헤지로 환율 하락이 빚어진 상황에서 조선업체들의 환리스크 관리를 못하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기 외화차입 규제를 통해 은행권을 압박해 그 결과 수출업체들의 네고를 못받게 하는 꼴이 된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들은 환리스크가 장기 노출됨에 따라 기업실적이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욱이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는 기업들한테 이점을 주기 때문에 환변동보험 등 환리스크 관리를 유도하고 환리스크 관리시 신용평가시 가산점을 주고 있는 정책 방향이나 자본시장 개방 정책과 전면 배치되므로 부작용만 양산할 수 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스팟 딜러들이 달러를 매도할 수 있는 것은 해외차입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이 부분이 막히면 외은 지점들은 최악의 경우 스팟 시장에서 달러를 사서 메울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숏 내놓고 기다리던 세력들이 급하게 포지션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왑시장이 망가지면 중공업체들도 선물환 매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포지션이 한 쪽으로 쏠리며 환율이 위로 날아갔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920원대가 막힌다고 보고 이월 숏이 있었던 것 같은데 통화스왑 가격이 급락하면서 급등장세가 연출됐다”며 “그러나 장 막판 무리한 롱들에 스탑이 걸리고 스왑시장도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상승폭이 축소되며 마감됐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은행들의 달러 차입을 못하게 하면 결국 조선업체들의 선물환 매도헤지를 받지 말라는 얘기가 된다"며 "섣부른 규제는 시장 혼란만 부추기고 기존의 정책 기조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 목표가 무엇인지, 또 그 방법과 수단이 적정한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