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도 "하반기부터는 은행들끼리의 견제와 경쟁의 강도가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 충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두 은행 두셋만 남고 나머지는 중소은행으로 밀려나는 금융빅뱅이 현실화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은행권 상반기 실적이 잠정 집계되면서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4분기까지만 해도 하나은행의 원화대출은 74조9034억원으로 기업은행의 73조4426억원보다 1조4608억원 많았지만 2/4분기에 역전됐다.
지난 6월말 기준 하나은행의 원화대출은 76조7640억원을 기록했으나 기업은행은 이보다 1조307억원 많은 77조7947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아직까지 가계대출의 경우 하나은행이 37조144억원으로 기업은행(13조5043억원)보다 많지만 중소기업대출은 하나은행이 31조2437억원, 기업은행이 63조5818억원으로 큰 격차를 보이며 하나은행을 뒤 쫒고 있는 셈이다.
이미 상반기 때 역전이 이뤄졌기 때문에 기업은행이 최근의 영업 속도를 유지하고 하나은행이 올 상반기의 자산성장 추세를 이어 하반기에도 별다른 노선의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원화대출의 격차는 더 벌리고 총자산의 격차는 좁힐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최근 기업의 자금중개기능 강화 방침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행장은 지난 2일 월례조회에서 "가계부문에서 흡수한 여유자금을 기업에 공급, 중개하는 상업은행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해 기업대출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우리은행과 함께 공격적인 자산 확대 전략을 펴왔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룬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2005년부터 리딩뱅크군이 정립되기 전에 경쟁대열에서 탈락하는 은행이 먼저 출현할 것으로 봤기 때문에 4위권 밖으로 밀리는 것은 도태를 뜻할 수도 있다.
아울러 잇따른 대형M&A의 실패로 하나은행은 자체성장 전략으로 전환하고 자산을 늘려왔으나 올해 들어선 자산성장 보단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김 행장의 발언은 올 상반기 원화대출 실적이 말해주듯이 4위자리를 기업은행에 내줘야 할 판이어서 하반기엔 공세적인 노선으로 전환하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승부의 결과는 마켓쉐어 1~2% 늘어나는게 아니라 그 안에 얼마나 위험자산을 갖고 있느냐 여부"라면서 "더이상 작년처럼 마냥 늘릴 수 없고 올 상반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하나은행과는 고객군이 다른데 무슨 경쟁이냐"며 해석을 달리해 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