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포스코의 열연코일에 의존한 냉연강판 사업구조라는 점에서 '원재료 자체조달'외에는 이렇다할 출구이 없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물론 금융부담으로 당분간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이 흑자와 적자를 번갈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현재로서는 동부제강의 턴어라운드가 더딜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의외로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수도 있다.동부제강측은 "올해 예상 매출액 2조3000억원, 영업이익 618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 전기로를 갖게 된다면?
전기로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동부제강도 포스코, 현대제철과 함께 새로운 제철산업의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규모는 포스코 2500만 톤, 현대제철 400만 톤에 이어 업계 3위인 250만 톤 규모다. 매년 600만 톤으로 추산되는 국내 시장의 핫코일 공급물량 부족을 해소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 진출의 업종 선점효과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10년 내 철강업계는 점점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출 것을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철강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시장통합적 분위기에 동부제강도 나름대로 지분을 가지고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동부제강은 이를 위해 62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자기자본은 1200억 원과 남의 돈 5000억 원으로 제철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는 충분히 모험을 걸어볼만한 사업이 되는 셈이다.
◆ 성공의 변수들은 무엇?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동부그룹의 한 판 승부가 어떤 결과를 얻게 될 지 벌써부터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환경변수는 일단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주된 성공의 변수는 환율과 금리, 그리고 원재료인 고철가격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환율의 경우를 보면, 전기로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되면 수출보다 원재료 수입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원/달러환율이 하락할수록 그만큼 더 저렴한 비용으로 원재료를 들여올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환율수혜를 입어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금리의 경우 동부제강은 6~7%대로 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정도 수준에서 사채를 조달할 수 있다면 그리 큰 리스크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5000억 원을 3년 정도 투자집행한다고 해도 수시로 사채를 발행하므로 그 3년간 이자비용은 1000억 원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로 관련 신규 설비투자에 들어가는 이자비용을 3년 간 넉넉잡아 660~720억 원 선으로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원가절감 경비절감 공기단축 등의 적극적 요소가 반영될 여지가 있다.
◆ 품질높은 원재료 확보는 가능한가?
마지막으로 저가에 품질높은 고철 원재료를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현재 고철가격은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점이 리스크라고 할 수 있지만 현 추세는 제품가가 원재료 가격변동의 추이을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이 시장에 나오는 시점인 2009년 말의 시장 환경은 원재료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는 한 갑작스럽게 제품가격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원재료가격은 제품가격에 미리 반영되므로 내년 초나 내후년 초에 고철가격이 먼저 하락한다면 의외의 수익도 얻게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업황이 부진하지만 큰 손해를 보지 않고 수익을 내고 있는 기존 냉연강판 사업도 원재료인 핫코일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조달비용의 8~10%를 절감, 1000억원 가까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의 주가가 오히려 한단계 레벨업되고 있다는 사실은 동부제강의 주가가 미리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비상장 자회사들의 지분가치
전기로 사업에서는 중립 신호를 내린다 해도 동부제강이 동부그룹의 지주사로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이 있다.
비상장 주식인 동부생명, 실트론 등의 주식가치도 계속 활발하게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업종대표주이기 때문이다.
이 중 동부생명이 1~2년 이내 상장하게 된다면 동부제강으로서는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가능해 긍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수백억씩 순이익을 내고 있는 실트론도 숨은 보석이다. 실트론은 현재 LG그룹이 경영권을 갖고 있다. 동부제강은 약 32%의 실트론 지분을 가지고 있어 매년 배당수익과 지분법평가이익을 통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 내 자회사들이 하나둘씩 안정을 찾아간다면 동부제강의 지주회사로서의 가치도 새롭게 부각될 전망이다.
◆ 진주조개의 인내심을 배울 시점?
동부제강은 어려운 시기에 큰 투자를 했다. 이는 진주조개가 진주를 품고 고통의 시간을 견디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지금은 어렵더라도 가치있는 결실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동부제강은 전기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2개의 카드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첫번째 카드는 국내 철강산업에서 비어있던 강자의 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국내 철강업계는 안정적인 핫코일 수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두번째 카드는 한미FTA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국내 철강업체에게는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은 환경으로 볼 수 있다. 외국 철강업체들이 들어오게 되면 회사가치도 재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또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업체들에게 동부제강은 눈독을 들일 만한 충분한 전략적 가치를 가진 회사가 될 수 있다.
동부제강은 5년 이내 초우량회사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내 경기가 다시 살아날 채비를 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시기상으로는 적절한 투자라는 평가다.
그러기 위해 지금은 진주를 품는 진주조개에게서 인내를 배울 시점이다.
동부제강 전기로사업의 중심이 될 아산만 공장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