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2일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가 "전에 없이 살벌하고 노골적인 충돌이 예상된다"고 했을까. 그는 "(보험업계의 방카슈랑스 연기 공세 등) 공동대응해야할 이슈가 분명히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은행들끼리의 견제와 경쟁의 강도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실제 하반기 개전에 임하는 조회사에서 터져 나온 CEO들의 육성은 노고 치하와 단순 독려가 아니라 일종의 출사표를 방불케 했다.
◇금융빅뱅 가속화 맞서 처절한 생존 몸부림
신한지주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신상훈 행장은 "금융권 질서변화를 선도할 것인가 아니면 한발 뒤쳐져 추락할 것인가 선택은 스스로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강권석 행장은 "대형은행 3~4개밖에 남지 않는 금융빅뱅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더욱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그 저간에는 하나금융지주 주력자회사인 하나은행 김종열 행장 말마따나 "정기예금이나 적금에서 간접투자형 상품으로 전환하는 머니 무브(Move) 가속화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미시적 고통까지 겹쳐져 있다.
일단 은행권 내 경쟁은 국내 은행사상 가장 첨예하고 격렬해 질 것이라는 사실을 CEO들 스스로 각오한 표정들이다.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일부 점포장께서는 시장 경쟁이 갈수럭 치열해지는 만큼 여수신에 걸쳐 금리 경쟁력을 더 높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표출되는 데 대해 "외부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최선의 대책은 시장과 고객을 더욱 면밀히 살피고 분석하는 데서 출발하자고 부르짖었다.
◇전략 처방 칼라 달라 차별화·우열가리기 전개
이처럼 각 행장들 문제의식의 발원지가 다른 것 이상으로 단기 처방은 색채가 다르다. 비록 색채가 비슷해도 톤은 사뭇 달라 자연스러운 차별화와 함께 우열가리기가 전개될 전망이다.
강정원 행장은 금리경쟁력을 앞세워 단기적으로 손쉽게 고객을 끌어모으는 전략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대신에 "고객관계관리경영(CRM)을 중시하고 분석문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고객별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역량만이 고객과 은행이 함께 윈-윈하고 건전한 지속성장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훈 행장은 "마진관리와 건전성 관리에 전행적인 차원의 주의를 기울이는 등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차별성을 강화하자"고 촉구했다.
강권석 행장은 "전통 은행업 분야에서 더욱 더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는 바탕위에 투자은행(IB)분야 집중육성과 비이자부문 획기적 강화, 그리고 종합금융그룹화와 해외진출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종열 행장은 질적 성장 노선을 표방하며 올해 적극적인 외형 증대 노선을 걸어온 국민 신한 기업 등의 은행의 대열에 동참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행장은 "은행 자금의 조달과 운용을 안정화시키기 어려워졌고 부채자산관리경영(ALM)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여신운용의 신중을 기하되 기업의 건전한 생산활동에 대한 지원은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계부문서 마련한 자금을 기업에 공급하고 중개하는 기본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기업금융의 핵심인 중소기업 대출 확대 노선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타 금융권역과 경쟁에도 결연한 '기치'
아울러 금융계 내 다른 권역과의 존망을 건 경쟁에도 본격적인 채비를 서두르고 나섰다.
강정원 행장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른 업무통합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게 됐다"고 진단한 뒤 "영업 부가가치와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권석 행장은 "중소기업의 상장을 비롯한 유·무상 증자, 회사채 발행, M&A를 통한 대형화 등 중소기업 금융니즈를 완젹히 제공하기 위한 증권사 인수나 설립을 적극 검토할 시점"이라며 "종합금융그룹화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열 행장이 "은행형 상품·서비스가 지닌 장점과 투자형 상품·서비스가 지닌 장점을 한데 묶어 입출금, 이체, 결제, 납부 등은 물론이고 신용카드 주식투자 대출 등 부가 서비스가 지원되는 상품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따지고 보면 증권 및 투신운용업권과 경쟁비책의 하나다.
신상훈 행장은 "업종별 진입의 장벽도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의 제한도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라며 생존아니면 도태 뿐인 엄중한 국면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 전술방향과 관련, 오는 10월1일 LG카드와 신한카드 통합카드사 출범을 계기로 한 그룹시너지 극대화만 강조하는 것으로 그쳤다. 신한금융지주가 겸엄화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앞서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인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