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달러/원 환율은 일중 변동폭이 0.70원에 불과했다.
지난 4월 25일 0.80원보다 적은 연중 최저 변동치다. 달러/원 옵션 변동성이 3%대에 머무는 등 최근 원화는 다른 통화들에 비해 변동성이 거의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이를 두고 외환시장에서는 '시장이 죽었다'는 견해와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는 견해가 상존하는 모습이다.
전자의 경우 시장이 활력을 잃었고 '왜 열어야 하는지 필요성조차 못느끼겠다'는 반응이다. 외환딜러들은 변동성을 먹고 사는데 최근 환율 움직임은 그렇지 못하니 이런 푸념이 나올 만도 하다.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곰이 동면한다고 죽었다고 표현하냐'며 '움직이지 않는 것도 시장의 한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옵션 변동성 등 시장이 자고 있어도 그 시간 자체가 돈이 되는 사이드가 있다는 주장.
일일 거래량이 1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하지만 아직은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없고, 시장 자체도 일부 플레이어들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불완전 경쟁시장이란 점에서 양측 주장 모두 일면은 합리적이고, 일면은 수긍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시장이 죽었다'고 표현하든, '잠잔다'고 표현하든, 활력을 잃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최근 시장의 '응축'된 모습은 '폭발'의 전 단계가 아닐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기사는 오전 8시 30분 유료회원들께 앞서 송고된 바 있습니다.)
보통은 변동폭 및 거래량 축소는 시장의 거래가 폭발하기 전 방향성을 탐색하는 막바지 단계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날 시장의 모습은 모멘텀이 상실된 상황에서 변동성이 줄어든 것이어서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재부각과 이에 따른 증시조정, 엔 캐리 청산 분위기가 금주 외환시장에 강한 모멘텀으로 작용해 왔지만, 전날 이런 현상이 약해지면서 모멘텀이 상실되는 분위기가 연출된 것.
최근 시장의 응축이 폭발의 전 단계인지, 아니면 모멘텀 상실에 따른 거래의지 상실인지는 FOMC 결과가 공개된 오늘 단초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6월 이후 8차례 연속 동결로 시장의 예상과 크게 어긋난 부분이 없다.
강도가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고수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11%로 상승했고, 달러화 역시 123엔대 초반으로 올라서며 강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는 FOMC 리스크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장중 한 때 70달러를 돌파하는 등 유가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다우지수는 소폭 내리고 나스닥지수는 오르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오늘 서울 외환시장은 엔 캐리 청산이라는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여전히 좁은 범위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역외 차액선물환시장(NDF)의 종가도 현물 종가보다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하단 지지력이 강해 925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그렇다고 월말 네고 압력이 큰 상황에서 928원을 뚫고 올라가기도 부담스럽다.
더욱이 월말이자 분기말을 맞아 모멘텀이 약화된 분위기 속에서 월말 네고의 지배력을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방향성을 미리 결정하기보다는 달러/엔 환율의 재상승 여부,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지속 여부 등을 지켜보되 인내심과 신중함을 바탕에 깔고 ‘그 때 그 때’수급에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