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예언했듯이 현대는 바야흐르 농경사회에서 산업화를 걸쳐 정보혁명의 물결로 접어드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이다. 더구나 한국사회는 빠른 시간에 이 세 가지 단계가 겹쳐져서 나타났다.
개발독재와 산업화를 걸쳐, 민주항쟁, 개혁의 파고가 뒤덮더니, 이젠 경쟁력, 성장동력의 약화라는 새로운 화두앞에서 들끓고 있다. 국정홍보처가 우리 나라의 이미지를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로 선정한 것은 정말 적절한 표현이었다. 정말 스트레스로 꽉 찬 사회이다.
홧병이란 “울화병”이라고도 하는데, 억울한 감정이 폭발하여 불과 같이 폭발한 상태를 가리키며 최근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한국사회와 문화에 특이한 양태로 인정하였다. 주로 30대에서 5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들이나 직장인들 사이에도 많이 생긴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여 가슴 부위가 답답하고 열이 오르며 두통, 어지러움, 목 가슴에 덩어리가 느껴지고 우울 불안 신경질 짜증 불면 등이 자주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 6개월간 ①가슴이 답답(숨이 막힘, 목에 가래가 끼인 느낌) ②열이 위로 치밀고 ③가슴 두근, 구갈, 두통, 불면 중 두 가지 이상이 있으며 ④분노, 두려움, 놀람, 허무함, 초라함 중 두 가지 이상이 있고 ⑤위의 증상이 뚜렷한 스트레스와 관련 ⑥위의 증상으로 가정, 사회, 직업영역에서 심각한 고통, 장애를 초래한 경우를 홧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서양의학은 이런 증상을 호르몬과 관련시켜 추적하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에서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이, 뇌에서는 노르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체계가 활성화된다고 보고 이런 체계를 교정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의학은 “정신과 육체는 나눌 수 없는 하나” 라는 원칙하에서, 오장(五臟)의 각 장기에 깃든 정신관계를 중시하여, 오장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정신기능을 조절하고 자율신경의 안정을 유지시키는 방법으로 홧병을 치료하는데, 주로 한약, 침, 기공, 정신요법 등을 활용한다.
홧병은 초기엔 기(氣)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슴이 답답하다면 기가 상단전이라고 불리는 젖가슴 사이에 뭉쳐 있기 때문이며, 얼굴로 열이 치솟는 다면 인체에서 아래로 내려가야 할 기가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양 젖가슴 가운데부위, 명치 밑, 손 발등의 첫째 둘째 마디 사이 등을 손으로 자극하거나 침을 놓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배꼽 아래 하단전이라는 부위에 뜸을 뜨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단전호흡, 기공, 명상법 등도 활용한다.
한약은 초기에는 울체된 기를 흩어내고 돌려주는 약물과 함께 위로 치솟는 열기를 꺼주는 약물이 필요한데, 귤껍질, 향부자, 시호, 황련 등을 증상에 맞게 투여한다. 아울러 홧병이 오래되면 기운과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이런 때는 심장의 기운과 진액을 보충하는 용안육, 산대추씨 같은 약재들이 좋다.












